셰프 아나 로시의 놀라운 성공
- Mark Smith
- 4월 22일
- 4분 분량
ㅡ 왜 세계 사람들이 그녀의 고향 슬로베니아를 찾는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슬로베니아의 소차 계곡은 거의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줄리안 알프스의 중심부에서 이탈리아 국경까지 뻗어 있는 소차강의 빛나는 에메랄드빛 물은 에델바이스 꽃이 피는 바위 언덕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피자너 말이 달리는 구릉지 목초지까지 구불구불 흐른다.
이 특별한 풍경 속에서 조용한 요리 혁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 미식계(味食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셰프 중 한 명인 아나 로시(Ana Roš)의 철학이 깃든 레스토랑, 히샤 프랑코(Hiša Franko)가 있다.

전직 알파인 스키 선수이자 외교관을 꿈꾸던 로시는 독학으로 요리를 배웠으며, 이 외딴 레스토랑을 세계적인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은 요리뿐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깊은 유대감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코바리드(Kobarid) 마을 바로 외곽에 위치한 히샤 프랑코는 1861년에 지어진 게스트하우스에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생태계, 생물 다양성,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이곳의 메뉴는 소차 계곡이 제공하는 재료로 구성된다. 인근 초원과 숲에서 채취한 야생 허브와 버섯부터 강에서 잡은 송어, 높은 산속 농부들이 만든 치즈에 이르기까지, 이 계곡 자체가 식재료의 보고이다.

“소차 계곡은 히샤 프랑코의 요리와 내가 음식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과 관련해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로시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제철(알맞은 시기)과 미시적 지역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과일, 채소, 야생 식물의 약 95%는 믿기 힘들 정도로 좁은 지역에서 나온다. 사실 근처 산봉우리 중 하나에 서면, 우리가 식재료를 조달하는 거의 모든 장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사실 히샤 프랑코는 슬로베니아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재료 공급업체들이 거의 찾아오지 못한다.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스타일적인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우리는 주변 땅이 제공하는 것에 의존해야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우리 정체성의 핵심적인 부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지역에 대한 깊은 유대감은 로시 본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녀가 경영을 맡기 훨씬 전부터 이 레스토랑은 지역 생산자들에게 의존해 왔는데, 이는 철학 때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내가 처음 왔을 때, 당시 셰프였던 시어머니는 이미 레스토랑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요리하고 계셨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분은 제철이 되면 야생 블루베리를 사용하고, 직접 채취한 버섯을 쓰며, 심지어 지역 사냥꾼들이 잡은 곰 고기까지 활용하였다.
이러한 철학은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2017년, 로시는 '세계 베스트 50 레스토랑(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서 '세계 최고의 여성 셰프'로 선정되었다. 2023년에는 히샤 프랑코가 슬로베니아 레스토랑 최초로 미슐랭 3스타를 획득했다.
또한 2020년에는 지속 가능한 미식의 최전선에 있는 식당을 위해 특별히 제정된 ‘미슐랭 그린 스타’를 슬로베니아에서 최초로 수상한 식당 중 하나였다. 이 레스토랑은 2025년 미슐랭 가이드를 포함해 매년 이 영예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셰프가 이룰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는 미슐랭 레드 스타 3개와 그린 스타를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로시는 말했다.
“레드 스타는 요리 예술의 최고 수준과 특정한 럭셔리의 세계를 상징한다. 그린 스타는 그만큼 의미 있지만, 매우 다른 차원의 것으로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그녀는 말하면서, “고급 재료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단순하고 정직한 식재료를 특별한 것으로 승화시키는 셰프들을 인정하는 상이다.”라고 덧붙였다.


로시에게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부가 요소가 아니라, 레스토랑 운영의 모든 측면에 깊이 뿌리내린 핵심 원칙이다.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에 중점을 두고, 철저히 제철에 맞는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며,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최근 몇 달간 히샤 프랑코는 뒷마당에 퇴비화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를 전담하는 직원이 있어 전 팀원들과 지식을 공유하며, 모든 구성원이 이 과정에 참여하고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 계곡은 이 레스토랑 덕분에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속 가능성이라는 사고방식이 이 지역의 일자리와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로시는 지속 가능한 음식 관광과 지역 식재료 조달을 통해 계곡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으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로부터 ‘미식 관광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타인과 협력하고 영감을 주는 로시의 능력은 요리 예술에 대한 그녀의 열정만큼이나 타고난 것으로 보인다. 7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국제학 및 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까지는 외교관으로의 진로를 걷게 될 운명인 듯하였다.
이러한 글로벌한 시각은 현재 그녀의 최신 사업에 반영되어 있다. 2026년 3월, 그녀는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반도의 포레치(Poreč)에 새로운 레스토랑 'JAZ'를 열었다. 구시가지 중심부의 해안 산책로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의 메뉴는 이번에는 아드리아해라는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되었다.

“나는 이스트리아를 아주 잘 알고 있어서, 이곳에서 완전히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채소를 많이 활용하는 요리를 좋아하는데,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는 채집에 있다고 믿는다. 이스트리아 사람들은 야생 아스파라거스 외에는 거의 채집을 하지 않는다.”
이 지역은 뛰어난 식재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토마토, 전통적인 수제 파스타, 훌륭한 올리브오일, 그리고 물론 트러플이 있다. 그리고 해안가로 이동하면 뛰어난 가리비, 넙치, 야생굴 등의 또 다른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로시는 지속 가능한 고급식당의 미래에 대해 희망적이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솔직히 이 분야가 살아남기를 바란다. 우리 세대는 자연 그 자체가 최고의 사치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0년 넘게 노력해 왔다. 손님과 셰프 모두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게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비슷한 길을 걷고자 하는 지망생 셰프들에게 그녀가 전하는 조언은 간단하다. “주위를 잘 살피되, 꿈을 꾸는 것을 멈추지 마라.”
*마크 스미스는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그는 가디언, BBC, 텔레그래프를 비롯해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의 잡지들에 비즈니스와 기술부터 국제 정세, 역사,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을 기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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