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홍수
- Gordon Cairns
- 8월 16일
- 4분 분량
급격한 범람의 역학과 위험

돌발홍수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상 현상 중 하나로, 예고 없이 발생하며 심각한 피해와 인명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2025년 7월 4일 독립기념일 주말, 텍사스주 케어커 카운티의 과달루페 강 근처에 위치한 사립 초교파기독교 여성 여름캠프인 캠프 미스틱에 돌발홍수가 들이닥치며 많은 미국인들에게 비극을 초래했다. 약 137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27명은 밤중에 급류에 휩쓸려 숨진 소녀들과 직원들이었다. 예일 기후 커넥션에 따르면, 이는 미국 역사상 10번째로 파괴적인 돌발홍수였다.
사후 조사에서 돌발홍수 경고의 부재, 캠프 지도부의 대피 지연, 홍수 위험 지역 내 신규 숙소 건설, 극한 기상 조건과 해당 지역의 범람의 취약성이 결합된 치명적인 요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었다.
지리적 요인의 중요성

미국에서는 다양한 지역이 저마다 독특한 이유로 돌발홍수에 취약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텍사스,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캔자스,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네브라스카 등 ‘토네이도 앨리’에 속하는 주들은 산맥에 의해 가로막히지 않은 넓고 평평한 대평원 지역이어서 폭풍 시스템이 빠르게 발달하고 머물러 폭우와 돌발홍수를 일으킨다. 강과 하천은 급작스럽게 증가하는 물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해 범람과 홍수로 이어진다. 오클라호마는 연간 60회 이상의 돌발홍수 경보를 받는 가장 위험한 주 중 하나이다.
놀랍게도, 건조한 남서부 지역도 돌발홍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막 토양은 물을 쉽게 흡수하지 못하여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몬순 시즌에 문제를 일으킨다. 미국 걸프만에서 유입되는 습한 공기가 뜨거운 사막 환경과 충돌하면서 갑작스럽고 집중적인 폭우가 발생할 수 있다.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의 지형적 특징은 위험을 가중시키는데, 가파른 협곡과 아로요(건조 지역 협곡의 간헐천)가 급속히 격렬한 급류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 다른 지역에서도 인간의 개입이 홍수 위험을 증가시켰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 지역은 개발로 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성 표면(예: 콘크리트)이 대규모로 생성돼 있다. 이로 인해 폭우 때 배수 시스템의 용량이 초과되면 국지적 홍수가 발생한다. 실제로 2025년 7월 말, 애덤스 뉴욕시장은 폭우와 돌발홍수로 인해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텍사스주 커 카운티의 재난은 느리게 이동하는 폭풍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시간당 최대 100mm에 달하는 '특이한' 강수량은 다른 수증기의 원천과 결합되어 있다. 멕시코 동부 해안에 상륙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열대성 폭풍 ‘배리’의 잔류 수증기와 멕시코만에서 유입된 열대 수증기, 동태평양에서 유입된 몬순의 수증기가 모두 결합되어 '완벽한' 폭풍을 형성했다.
"기상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최악의 조건들이 결합된 사례"라고 조지아 대학교 대기과학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전 미국 기상학회 회장인 마셜 셰퍼드는 ABC 뉴스에 밝혔다.

과달루페 강이 흐르는 텍사스 힐 컨트리의 지형과 토양 구성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텍사스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돌발홍수 앨리’로 알려져 있다. 1959년부터 2019년까지 60년간 홍수로 1069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홍수 취약 지역인 루이지애나주에서 발생한 693명보다 1.5배 이상 많다. 이는 텍사스의 가파른 언덕이 물을 빠르게 흘러내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반건조 기후로 토양이 물을 잘 흡수하지 않아 얕은 개울이 빠르게 차오른다. 이 개울들이 강과 합류하면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급류가 발생한다: 집과 차량, 가장 참혹하게는 인간까지도 그 대상이 된다.
7월 4일 주말 재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지역 홍수경보 시스템이 생명을 구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기상예보관들은 몇 시간 전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보가 위험지역 사람들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아 탈출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 돌발홍수로 유명한 지역, 커 카운티가 비용 문제로 야외 경보 사이렌 설치 기회를 거부한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이웃 카운티들이 이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시점에서 말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있었다면 생명을 구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7월 9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홍수 경보 시스템, 홍수 긴급통신, 자연재해 대비 및 복구 등을 포함한 특별입법회의를 발표했다. 다음 날 댄 패트릭 부주지사와 더스틴 버로스 주 하원의장은 재난 대비 및 홍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첫 번째 청문회는 7월 23일, 두 번째 청문회는 7월 31일에 열렸다.
찰스 페리(Charles Perry) 주 상원의원은 회기 종료 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면서 “법안 초안을 작성하고 다음 두 주 내에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발언했다.
홍수와 기후변화
유감스럽게도,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 기상 현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해 극한 강우량이 늘어나고, 이는 더 많은 홍수를 초래한다. 포화증기압과 온도의 관계를 나타내는 클라우지우스-클레이페론 방정식에 따르면, 공기 온도가 섭씨1도(1.8°F) 상승할 때마다 더 따뜻한 공기가 더 많은 수분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증기 증발량이 최대 7%까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기후변화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거주지역을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스스로 위험에 처할 수 있게 된다.
2023년 네이처지에 실린, 준 렌칠러( Jun Rentschler)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전 세계의 인간 정착지는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계속 확장되어 왔다. 새로운 정착지는 단순히 마을만이 아니다. 많은 메가시티가 홍수 위험지역에 건설되어 수백만 명이 비극적인 위험에 처할 수 있다. 2023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저널에 게재된 별도 연구는 메가시티 확장 추이와 도시 홍수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지도화했다.
세계 일부 지역의 경우 국가 내 안전한 지역보다 위험한 홍수 지역에 건설될 가능성이 더 높다.
홍수 대응 연구
그러나 돌발홍수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면 이 위험은 감수할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역학을 탐구하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더 정확한 예측 모델과 완화 전략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2년에 발표된 한 과학 논문은 약 3만 건의 다른 연구를 분석해 홍수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지만 관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홍수는 공학적, 비공학적 조치를 통해 최소화되거나 흐름을 변경시킬 수 있다.
홍수의 위험과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그 대응 방식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정부가 홍수를 통제하기 위해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홍수로 인한 생명과 생태계의 파괴를 막지 못하자 방재 구조물(제방, 댐, 방파제 등)을 통해 홍수를 관리하거나 홍수 지역에서 사람들을 격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전통적인 홍수 관리 조치는 사고 발생 전에 그 영향을 방지하거나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제 확률과 통계를 활용한 모델링 기술이 돌발홍수의 발생 시점을 예측하는 데 성공적임을 입증했다. 2024년 히말라야 산맥 하류의 도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연구진은 이 결과가 수문학자, 공학자, 수자원 관리 담당자들이 돌발홍수 취약지역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한편 2023년 지속가능성 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수역 인근에 위치한 도시들은 홍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미국에서 홍수보험 청구 건의 약 40%가 저위험으로부터 중간위험 지역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홍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권장한다. 여기에는 건물 지반을 지면보다 높이기, 지면 아래 지하공간(지하실 등) 메우기, 침수방지 모래주머니 사용, 배수 펌프 설치 등이 포함된다.
*고든 케언스는 스코틀랜드에 기반을 둔 포레스트 스쿨(Forest Schools)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기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