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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경제와 정책

[경제와 정책] 자전거 친화 도시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고든 케언스(Gordon Cairns)


덴마크 코펜하겐의 킹스 스퀘어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들.  <사진: 이오아니스 쿠트루바키스>
덴마크 코펜하겐의 킹스 스퀘어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들.  <사진: 이오아니스 쿠트루바키스>

코펜하겐의 초저녁. 퀸 루이스 다리를 건너는 도로와 프레데릭스보르가데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에는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막 녹색으로 바뀌었고, 자전거가 끊임없이 교차로를 안전하게 통과하고 있다. 파티 드레스와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외출 복장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도 있고, 정장 차림으로 사무실에서 돌아와 드레스 슈즈를 신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도 있다. 배달용 자전거는 택배, 가구, 악기 등을 싣고 가고, 부모는 자전거를 타고 자녀를 하교시킨다.


자가용 차량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방문객을 놀라게 하는 것은 덴마크의 수도를 달리는 엄청난 수의 자전거가 아니라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와 함께 모든 사람이 매우 건강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단순히 건강하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보다 통계적으로 더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20~93세의 사람들 18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걷기-자전거 타기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감소에 대한 체계적 검토 및 메타분석")에서는 다른 모든 요인을 고려한 후 주당 100분 동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사망률을 17%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전거 타기의 다양한 건강 혜택


2013년에 발표된 위의 연구에 자전거 타기는 관상동맥 심장 질환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다른 형태의 심혈관 운동과 달리 자전거 타기는 관절에 부담을 덜 주며 환자의 관절 가동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리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자전거 타기는 일상생활에 쉽게 접목할 수 있어 체중 유지를 위한 주당 150분 권장 신체 활동을 충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경사, 언덕, 더 빠른 속도, 더 긴 시간 등 자전거 타기의 강도를 높이면 체중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덴마크의 중년 이상 사이클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도 자전거를 타는 습관을 들이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이점은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허리 둘레가 더 작았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대퇴사두근과 여타 다리 근육의 근력이 증가하여 균형을 유지하고 다양한 신체 활동의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노년층도 규칙적인 자전거 타기를 통해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다.


자전거 타기는 신체적 이점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작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자전거로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불안이나 우울증으로 약을 처방받을 확률이 15%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남성보다 여성의 정신 건강 처방 확률이 더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남성보다 여성의 정신 건강 처방 확률이 더 많이 감소한다. <@Kr-Tr/아이스톡>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남성보다 여성의 정신 건강 처방 확률이 더 많이 감소한다. <@Kr-Tr/아이스톡>

도로에서의 자전거 안전


1970년대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이 시민들을 위해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건강상의 이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전거를 타는 자녀가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캠페인이 시청을 움직이게 했다.

그 사이 반세기 동안 이 도시는 자전거 이용이 증가했다. 도시의 교통량은 더 빨라졌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오염은 4만 톤 감소했다.


런던 당국은 도시의 자동차 오염을 줄이고 사람들이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2003년에 혼잡통행료를 도입했다. 그 결과 런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유료 진입 구역 중 하나가 되었으며, 많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런던 중심부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1999년 이후 지난 26년 동안 자동차 운전자 수는 60% 이상 감소했고, 자전거 이용자 수는 380% 이상 증가했다.


프랑스 파리의 해협 건너편에는 지난 10년간 자전거도로 건설에 4억 유로(약 6317억 5200만 원)가 투자되었다. 이제 전체 통행의 11%가 자전거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통행량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자동차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400마일(약 643km)의 자전거도로를 추가했으며, 현재 최소 321마일(약 516km)의 포장된 자전거도로를 보유하고 있는 미네소타는 자전거 친화적인 분위기로 유명하다.



교통 행태의 변화


유럽의 또 다른 대도시인 영국 글래스고에서 20년 이상 자전거로 출퇴근한 경험이 있는 저자는 헨리 포드의 자동차가 도시 거리에서 말과 마차를 대체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변화인 교통 행태의 중대한 변화를 목격했다. 지난 20년 동안 자전거 라이더들은 과속하는 자동차 운전자에 의해 도로 옆으로 밀려나던 처지에서 특별히 통제된 도로 구간을 따라 주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함께 타면 눈에 더 잘 띄고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윌리엄 87/아이스톡>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함께 타면 눈에 더 잘 띄고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윌리엄 87/아이스톡>

이른 아침 출퇴근길에 외롭게 자전거를 타는 대신, 이제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 다수가 같은 방향으로 함께 달리기 때문에 눈에 잘 띄고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를 더 잘 인식하여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직장 내 자전거 쉼터에 나란히 주차하는 자전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글래스고에서 이같이 계획된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고용되어 도움을 준 이들 중 한 사람으로 아이언사이드 패러(Ironside Farrar)의 조경 및 계획 기술 이사인 이언 모리슨을 들 수 있다. 자전거 이용의 장애물 중 하나는 안전이며, 자전거도로 계획자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가 과제이다.


모리슨은 경로를 설계할 때 보호자 없이 12세 어린이가 탈 수 있을 만큼 안전한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2019년 노르웨이의 오슬로가 최초로 달성한 사망자 0%에 이르는 것이며, 오슬로는 자전거 허브로 변모하고 있는 또 다른 도시이기도 하다.


자전거와 자동차의 명확한 경로와 분리를 통해 교통 속도를 낮춤으로써 보다 안전한 자전거 타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모리슨은 "도로 교통과의 주요 접점은 교차로"라면서 "분명한 전략은 교차로에서 운행 속도를 늦추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시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물론 자전거도 어떤 지점에서는 자동차와 함께 길을 건너야 할 것이다. 모리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길은 자전거 체인과 같아서 가장 약한 연결 고리만큼만 안전하다. 큰 로터리와 같이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자전거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운전[자의 인식이 높아져 더 안전해진다는 점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자전거 타기 문화 조성


모리슨은 또한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오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자전거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단순히 경로를 설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로를 누가 사용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그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도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및 청소년 단체와 협력하여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개인도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안전한 곳이라면 어디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대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자전거를 위한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도시계획자는 도로 배치를 조정하여 가용 공간을 공유하고 자전거 전용 통로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도로에서 자전거를 더 잘 인식할 수 있으며, 자전거를 추월할 때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게 해주어야 한다. 또한 외출에 나설 때는 자동차가 정말 필요한지 고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고든 케언스는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영어 및 숲 학교의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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