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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인간 건강

유전학에서 환경까지 ― 자폐증의 위험 요인



*고든 케언스(Gordon Cairns)




자폐증 소년을 돕는 치료사.  ©아이스톡(iStock)/아이엠 모바일 GmBH
자폐증 소년을 돕는 치료사.  ©아이스톡(iStock)/아이엠 모바일 GmBH

89세의 은퇴한 은행가 도널드 트리플릿이 2023년 미주리주 포레스트의 자택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죽음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최초의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아동심리학자 레오 캐너가 어린 도널드 뛰어난 기억력, 타인과의 관계 형성 능력, 반복되는 강박 행동 등 다양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을 때 그는 고작 열 살이었다.


트리플릿의 생애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자폐증 진단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발표된 랜(The Lancet) 최신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6200만 명이 자폐증 진단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증가는 점진적이지 않았다: 전 세계 ASD 유병률은 2018년에 발표된 랜싯의 이전 연구에서 3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난 이후 실제로 두 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증가 추세는 미국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22년에 8세 아동 1000명 중 32명이 자폐증으로 진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생의 한 교실에서 아동 한 명 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을 만큼 그 확률은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SCP)에 따르면 이는 2000년에 비해 거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현대 사회의 일부가 자폐아를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자폐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진단 방법이 발전했기 때문일까? 자폐증은 일반적으로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비언어적 의사소통 신호를 해석하고 관계를 발전, 유지 또는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자폐증에 대한 인식과 진단 개선


답은 위의 질문 두 가지에 포함된다. 자폐증과학재단의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인 앨리슨 싱어는 이러한 놀라운 증가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최근 립 감염병재단(NFID)의 블로그 게시물에서 자폐증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의 증가와 10여 년 전에 도입된 자폐증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 등 여러 가지 원인을 열거하며 이러한 증가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자폐증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되었으며, 이러한 서비스에는 더 나은 선별 도구와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싱어는 식별이 쉬워진 것 외에도 부모 세대의 노령출산과 조산아의 생존율 향상 등의 다른 요소도 포함시켰다.



가족 내 자폐증의 유전적 요인 확대


그러나 자폐증의 주요 결정 요인은 여전히 유전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관련 유전자의 범위는 2024년 12월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진이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서 업데이트되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알려진 73개의 신경 발달 장애 유전자에서 92개의 잠재적 변이를, 120개의 자폐증 후보 유전자에서 158개의 잠재적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195가족의 자폐증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이다.

주저자이자 부교수인 마리아 샤루어 박사는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보도 자료에서 "연구에 따르면 ASD 감수성과 관련된 유전자는 최대 1000개에 달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유전자 변이는 질병 부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오른쪽 자매는 자폐증세를 보이고 있다. 엄마 이야기(CC BY-NC-ND 2.5)
오른쪽 자매는 자폐증세를 보이고 있다. 엄마 이야기(CC BY-NC-ND 2.5)

자폐증은 유전 가능성이 70~90%로 추정되어 가족 내에서 발병할 수 있다. 취약X증후군이 있는 가족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국립취약X증후군재단에서는 "확인 가능한 단일 유전자 질환이 전체 자폐증 사례의 15~20%를 차지할 수 있다"며 취약X증후군을 포함한 유전자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자폐증은 자폐증 형제가 있는 어린이에게 약 10배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연구진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동의 형제 중 20.2%는 자폐 형제가 있는 유아 1605명을 기준으로 자폐증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자매가 여러 명인 자폐 아동의 경우 이 확률은 37%로 증가했다.




자폐증의 환경적 위험 요인


하지만 유전학이 자폐증의 모든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과학자들은 환경 오염과 자폐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환경도 조사하고 있다.


대기 오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돌연변이와 같은 유전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어린이의 자폐증을 유발하는지 연구하는 헤더 볼크 존스 홉킨스 대학교 부교수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2011년 볼크가 주도한 한 조사에 따르면 임신 3기 동안 고속도로에서 30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자폐증에 걸릴 확률이 두 배나 높았다. 2023년 자폐증을 연구하는 미국 기관인 스파크가 발표한 웨비나에서 그녀는 "대체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태아기의 대기오염 노출이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볼크는 자폐증이 고속도로 근처에 사는 임신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타프 샤
2011년, 볼크는 자폐증이 고속도로 근처에 사는 임신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타프 샤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대기 질과 자폐증의 관계를 연구한 23편의 논문을 조사하여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출생 시점을 기준으로 한 개인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한 동네의 실외 공기질은 자폐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오염 수준이 높을수록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인다. "자폐아 중에서도 특히 생후 첫해에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일상생활, 특히 의사소통, 전반적인 기능 및 일상생활 기술에서 더 많은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임신부 건강 및 자폐증


볼크는 또한 임부의 식단이 아이의 자폐증 발병 가능성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섯 가지 연구를 조사했다. "예를 들어, 산전(産前) 비타민을 복용하면서 대기오염 수준이 높거나 살충제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지역에 사는 임신부에게는 이 두 가지 요인이 서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아마도 공기가 좋지 않은 지역에 살더라도 출산 전 비타민을 복용하면 임신한 아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콩과 식물은 임산부의 아연 섭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 공개도메인
콩과 식물은 임산부의 아연 섭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 공개도메인

2024년에 발표된 리뷰에서는 여러 연구에 대한 자폐증과 임부의 건강 및 환경 조건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강조한다. 임신 중 아연, 마그네슘, 셀레늄을 적게 섭취하면 자폐증을 포함한 신경 발달 장애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과 노르웨이의 한 연구에서는 산전 비타민 섭취와 관련된 자폐증 위험이 거의 40% 감소했다고 보고했으며, 미국 연구에서는 매일 엽산을 섭취하면 자폐증 경향이 크게 감소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반면, 덴마크의 한 연구에서는 임부가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과 자녀의 (자폐증) 위험 감소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다.





자연을 통한 자폐증 치료


도시 환경이 자폐아 출생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자연 환경도 자폐아를 둔 부모와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성인 모두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지만, 이란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 중심의 자연 치료가 갈등을 줄이는 등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치료를 받은 자녀들은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소규모 연구에서는 자폐증 참가자들이 야외 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상당히 긍정적인 심리적 결과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가족은 지역사회의 지원 단체, 교육 자료,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문의하여 자세한 정보와 권장 사항을 확인하는 게 좋다.

 



*고든 케언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포레스트 스쿨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다. 그는 거의 20년 동안 자폐증이 있는 청소년 그룹을 숲으로 데리고 나가 불을 피우고 굴을 만들고, 해먹에서 그네를 타며 캠프를 설치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일화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답답한 벽, 인공 조명, 전자기기 소음을 피해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낸 후 다음 날 밤 숙면을 취하고 평온함을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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