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과 주차장에서 지열에너지를 얻는다
- Dhanada K. Mishra
- 10월 14일
- 4분 분량
굴착 필요 없고, 열전달 패널만 있으면 가능

취리히의 쌀쌀한 아침, 통근자들은 웅웅거리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분주히 움직인다. 하지만 타일로 마감된 터널 벽 안의 따뜻한 공기와 터널을 따라 굽이굽이 뻗어 있는 흙과 바위 속에 그들이 모르는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인간 친화적인 에너지의 원천이 지하철 통로, 동굴 같은 주차 구조물, 그리고 열에 안정적인 토양과 암반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하공간은 최근까지 에너지 저장소로 활용된 적이 거의 없었다.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를 찾으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드물었기 때문이다. 토목공학자 마르고 펠티에가 이끄는 스위스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리에세 랄루이 교수와 알레산드로 로타 로리아 박사는 도시의 지열 에너지 접근 방식을 재구성했다.
스위스 솔루션
건물의 탈탄소화, 특히 고밀도 고령 도시의 탈탄소화는 21세기 최대의 기후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난방은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는 막대한 환경적 부담이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회를 의미한다. 기존의 지열 시스템은 깨끗하고 강력하지만 도시 중심부에서는 항상 실현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지구온난화 극복을 위해 도시 도로 아래 깊숙이 시추를 한다는 것은 어렵고 파괴적이며, 대부분의 경우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도시의 지하철 터널, 지하 주차장, 그리고 기타 지하 인프라에는 지구 자체, 차량, 또는 단순히 인간 활동에서 발생하는 잔여 열이 간직되어 있다. 최근까지 이러한 에너지는 거의 간과되어 왔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의 스위스 파생 기업인 에너드레이프(Enerdrape)는 기존 지하 벽과 천장에 패널을 설치하여 별도의 천공 없이도 열을 포집하는 기술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패널 작동 방식

에너드레이프의 모듈식 조립 알루미늄 패널은 열교환기 역할을 한다. 에너드레이프의 CEO인 펠티에는 <The Earth & I>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패널에는 열전달 유체인 물이 순환하는 폐쇄 루프 배관 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이 패널은 주차장이나 지하철 터널과 같은 지하 공간의 벽과 천장에 설치되어 구조물에 존재하는 지열과 잔류 열에너지를 흡수한다.” 이렇게 흡수된 열은 히트 펌프로 전달된다. 이 펌프는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열을 가열하거나 반대로 열을 식혀 냉각시킨다.
펠티에 CEO는 <The Earth & I>와의 인터뷰에서 “에너드레이프 패널은 패널 면적 1㎡당 약 100~150와트의 열을 생산한다.”고 말하며, “실제 운영 데이터는 시범 프로젝트에서 약 150W/m²의 열을 생산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패널 1㎡당 5~20㎡의 건물 공간에 효과적으로 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효율은 기존 지열 에너지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으며, 특히 설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고 24시간 내내 일정한 지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펠티에 CEO는 자신의 개인적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프랑스인이고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 에너드레이프 패널 아이디어는 갑자기 발견된 것이 아니라, 내가 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던 EPFL 토양역학 연구실에서 수년간 연구한 결과이다.” 그녀는 이 패널의 개념은 특히 랄루이와 그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대신, 몇 년간 과학 조수로 일한 후 연구를 상업적으로 응용하는 기업가적 길을 선택했다.”
프로젝트, 자금 조달 및 영향
에너드레이프는 실험실 수준의 콘셉트를 벗어나 스위스와 프랑스 여러 지역에서 실제로 구축을 진행했으며, 현재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투자 라운드에서 130만 스위스 프랑(미화 160만 달러)을 유치했다. 투자자 중에는 아프레드맹(GeneRActions Planet 이니셔티브를 통해)과 로만드 에네르기(Romande Energie)와 같은 스위스 기업들이 포함되었다. 펠티에 CEO는 이번 투자가 “에너드레이프의 사명과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투자는 회사가 사업을 확장하고, 제품을 개선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여 팀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너드레이프는 AMAG 지속 가능성 챌린지 2024를 포함하여 혁신과 지속 가능성 상을 통해 인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주차장, 터널 등 여러 지하 구조물에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서는 북미 최대 규모의 공공 지하 주차장 중 하나인 밀레니엄 파킹 가라지(Millennium Parking Garage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에너드레이프가 여러 대도시 건물에 시범 프로그램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세계적인 지속 가능 기술 기업인 엔지 솔루션(ENGIE Solutions)과 정부 주택 공급업체인 파리 해비타트(Paris Habitat) 등의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다. 펠티에 CEO는 “뉴욕과 같은 도시들”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전기화와 배출량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냉난방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및 규제적 환경이 복잡할 수 있지만, 도시 탈탄소화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는 에너드레이프의 기술과 잘 부합한다.”

펠티에 CEO는 AMAG 스위스 자동차 그룹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빌리티 인프라가 도시의 모습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까지 형성하는 미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AMAG와 같은 회사들과 함께 지하 주차장을 더욱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드레이프 방식의 매력적인 장점 중 하나는 깊은 시추나 신규 유정 굴착에 따른 비용, 복잡성, 그리고 운영 중단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패널을 기존 구조물에 적용하기 때문에 설치 속도가 빨라지고, 규제 장벽이 낮아지며, 도시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펠티에 CEO는 엔지 리서치 앤드 이노베이션 뉴스 (ENGIE Research & Innovation New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지하 인프라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세상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적 장애나 규제의 장애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하 공간은 습도, 진동, 화학 물질 노출 등 그 환경이 열악하며, 많은 경우 낡았거나 복잡한 건물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 지하 개·보수에 대한 도시 규정은 아직 표준화되지 않았다. 펠티에 CEO는 “노후 건물은 두꺼운 벽, 보호된 외벽, 또는 공간 제약으로 인해 기존 개·보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에너드레이프 시스템은 비침습적이고 모듈식이라는 특징을 통해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덧붙였다.
더 광범위한 의미와 전망
확장 가능하다면 이 모델은 도시의 저탄소 냉난방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건물의 냉난방은 특히 노후화되었거나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서 건축 환경 에너지 사용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기존 지하 구조물을 활용하여 잔열을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시스템은 더욱 분산화하고 복원력이 강화되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펠티에 CEO는 이 시스템이 “하루 24시간 재생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리모델링과 신축 모두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확장에 항상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 패널은 기존 인프라와 호환되며 시범 설치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펠티에 CEO에게는 강력한 환경 비전이 있다. 바로 “지하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에너지 전환의 중심에 놓는 것”이다. 그녀는 <The Earth & I>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에너드레이프와 유사한 기술들이 시범사업처럼 계속 성과를 보인다면, 사회는 전환점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지하 인프라를 도시 아래의 비활성 공간이 아니라 도시 에너지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이제 관건은 도시가 규제, 재정, 그리고 건설 관행을 얼마나 신속하게 조정하여 이러한 인프라를 통합할 수 있느냐이다.”
*다나다 칸타 미슈라는 미시간대학교에서 토목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홍콩에 본사를 둔 AI스타트업에서 건설 인프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건설 기술 분야를 담당하는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www.raspect.ai). 그는 환경 문제, 지속 가능성, 기후 위기, 그리고 건설 인프라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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