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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에너지

쓰레기를 에너지로: MIT의 수소 기술 혁신

최종 수정일: 11월 5일

간단한 알루미늄-물 공정으로 온실가스 없이 친환경 수소를 생산


 *릭 레이즈먼(Rick Laezman)



MIT의 알리 콤바르기(왼쪽)와 니코 차키리스가 알루미늄 펠릿, 바닷물, 카페인을 혼합해 수소 가스를 생성하는 반응기 설비를 살피고 있다. 토니 풀소네, 알리 콤바르기 제공
MIT의 알리 콤바르기(왼쪽)와 니코 차키리스가 알루미늄 펠릿, 바닷물, 카페인을 혼합해 수소 가스를 생성하는 반응기 설비를 살피고 있다. 토니 풀소네, 알리 콤바르기 제공

세계의 청정 에너지 혁명이 쓰레기에 의해 추진될 수 있을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엔지니어 팀이 바닷물, 커피 찌꺼기, 폐알루미늄을 혼합해 지구상에서 가장 청정한 연료로 꼽히는 수소를 추출하는, 놀랍도록 간단한 공정을 공개했다.  

 

현재 천연 상태의 수소 추출에는 흔히 대량의 온실가스 배출하는 화석 연료 사용이 수반된다. 그러나 MIT의 공정은 배출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며, 오랫동안 기대되어 온 연료원으로서 수소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왜 수소인가?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 수소는 자연계에서 미량의 대기 가스(H2) 형태로 존재하거나 다른 원소와의 화학적 결합 상태로 발견된다.

 

수소는 두 가지 방식 연료로 사용된다: 자동차의 가솔린처럼 내연기관에서 연소될 수 있다. 또한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를 전기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전류를 생성하는 연료전지에 사용될 수 있다. 연료전지는 부산물로 물만 생성하기 때문에 두 방법 중 더 깨끗한 방식이다.



MIT에서 개발한 알루미늄-바닷물 수소 발생기로 구동되는 전기차 프로토타입. 제공: Aly Kombargi
MIT에서 개발한 알루미늄-바닷물 수소 발생기로 구동되는 전기차 프로토타입. 제공: Aly Kombargi

어느 경우든 수소는 연료원으로 사용되기 전에 다양한 화합물로부터 추출되고 포집되어야 한다. 가장 보편적이고 효율적인 대규모 생산 방식은 화석 연료 연소에 의존하여 배출물을 발생시키므로 '회색 수소' 생성한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증기-메탄 변환방법은 천연 가스에 포함된 메탄과 증기를 결합해 수소를 생성한다. 이는 수소 분리 비용 효율성이 제일 높지만, 가장 흔한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도 함께 배출한다.



MIT의 알루미늄-바닷물 수소 발생기는 전기 자전거. 프로토타입에 내장되어 있다. 알리 콤바르기 제공
MIT의 알루미늄-바닷물 수소 발생기는 전기 자전거. 프로토타입에 내장되어 있다. 알리 콤바르기 제공


반면 그린 수소 다른 청정 자원을 활용한 공정으로 가스를 분리하여 청정 연료로서 수소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전기분해는 전류를 이용해 물 분자에서 수소를 분리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기가 태양이나 바람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에서 생성될 경우, 해당 공정은 전 생애 주기 동안 지속 가능하며 배출 가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물론 태양광 패널 및 풍력 터빈 건설과 이를 구성하는 재료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은 제외).


물론, 사회가 배출 가스 없는 에너지 생산을 추구함에 따라 그린 수소는 매우 귀중한 자원 되었다. 이러한 방법은 대규모 상업적 규모로 수행될 때 특히 가치가 있다. 온실 가스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고 대량의 수소를 포집하여 소비하는 것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증가와, 대기 및 해양 온도의 상승이라는 이중 과제에 대한 이상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MIT 연구진은 친환경 수소 추출을 위한 실행 방법을 발전시켜 왔다고 확신하고 있다.

 


어떻게 작동하나?

 

알리 콤바르기는 MIT 기계공학 박사 학위 취득자이자 2024년 8월 발간된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에 게재된 MIT 연구를 최초로 소개한 논문의 주저자이다. 그는 동료 MIT 학생 브룩 바오, 에녹 엘리스, 그리고 MIT 기계공학 교수 더글러스 하트와 협력했다.


카페인(이미다졸)을 촉매로 한, MIT의 알루미늄-물 반응으로 수소 가스(H–H 또는 H₂)를 생성하는 과정의 일러스트레이션. 알리 콤바르기 제공
카페인(이미다졸)을 촉매로 한, MIT의 알루미늄-물 반응으로 수소 가스(H–H 또는 H₂)를 생성하는 과정의 일러스트레이션. 알리 콤바르기 제공

콤바르기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이 프로젝트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수요에 따라 생성되고 인근 필요한 곳에서 소비될 수 있는 수소 생산 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붕형 태양광 패널이나 소형 가정용 풍력 터빈과 유사한 이 분산형 수소 접근 방법은 고압 저장, 극저온 기술,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하지 않다. 즉 수소의 대량 생산처럼 비용이 많이 들거나 에너지 집약적인 한계를 피할 수 있으므로 원격지 또는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도 자원을 보다 쉽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콤바르기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나 해상에서도 작동하는 소형의 배분 가능한 '고체 수소 운반체'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와 동료들이 채택한 공정은 알루미늄-물 반응(AWR)에 기반한다. 알루미늄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금속이다. 물(H₂O) 속 산소 원자를 공격적으로 포획해 수소 가스(H₂)를 방출하고 다용도 산업용 화합물인 알루미늄 산화물 형성하며 열을 발생시킨다.



AWR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사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기술이다. 금속과 물의 반응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개념은 미국 화학자 G.F. 바커가 1880년 『미국 과학 저널』에 게재한 논문 "갈륨과 알루미늄 합금에 관하여"에서 최초로 제안되었다. 이후 줄곧 연구 주제로 남아왔다.

 

그러나 MIT 연구진은 폐알루미늄을 물과 반응하도록 만들기까지 상당한 장애물을 극복해야 했다. 알루미늄은 반응성이 높아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여 금속 표면에 초박막의 산화알루미늄 보호막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산화막을 깨기 위해 콤바르기와 그의 팀은 갈륨-인듐 합금 사용했는데, 이 희귀 금속 합금은 알루미늄의 산화막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수은과 유사하게 이 합금은 녹는 온도가 매우 낮으며 종종 실온 이하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다른 표면에 쉽게 부착될 수 있는 액체 금속으로 활용된다. 독성이 있는 수은과 달리 이 합금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보다 안전한 대안으로 간주된다.

 

MIT 연구진은 AWR 준비를 위해 알루미늄을 갈륨-인듐으로 처리했다. H₂O 성분으로는 담수 대신 바닷물을 사용했는데, 이는 실험에 또 다른 긍정적 요소를 더했다. 그들은 물 속 염분이 갈륨-인듐 재포획을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갈륨-인듐을 재사용해 더 많은 수소를 생성할 수 있어 공정 비용이 절감되고 순환 과정이 더욱 지속될 수 있었다.

 



MIT 연구진은 초기 실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개선을 시도했다. 다양한 주방 및 세탁 제품을 테스트한 끝에 던킨 커피가 공정 속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페인 구조 성분인 이미다졸을 낮은 농도로 사용하면, 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 2시간이 걸리던 수소 생산을 단 5분 만에 동일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배출량 비교

 

수소 연료의 매력은 그것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것뿐 아니라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에 있다. 때문에, MIT 연구진은 이 공정이 실제로 얼마나 배출 가스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생애주기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된 수소의 추출-운송-소비 생애주기 동안 발생하는 배출량에 따라, 이 가스는 녹색, 회색, 파란색, 검정색, 갈색, 노란색, 흰색, 분홍색, 심지어 청록색으로 표시된다. 오직 녹색 수소만이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배출이 전혀 없다.


알루미늄과 바닷물로 수소가스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엔지니어들은 제품 및 공정에 대한 방대한 저장소에서 데이터를 추출하여 관련 탄소 배출량을 결정하는 온라인 수명 주기 평가 도구인 어쓰스터(Earthster) 사용하여 분석을 수행했다. 그들은 비용 효율이 가장 좋은 방식은 채굴된 알루미늄 대신 재활용 알루미늄과, 담수 대신 바닷물을 결합하여 1킬로그램(2.2파운드)의 수소(자동차를 60~100킬로미터 주행 가능)를 생산하는 시나리오임을 발견했다. 이 공정은 생산된 수소 1kg당 약 1.45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연구진은 화석 연료 기반 공정이 수소 1kg당 11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수치가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공정이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로 구동되는 다른 친환경 수소 기술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공정은 비용 효율성도 괜찮은 편이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생산된 연료의 비용은 킬로그램당 약 9달러로, 이는 다른 친환경 기술로 생산된 수소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교를 위해,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회색 수소(Gray Hydrogen)의 생산 비용은 킬로그램당 1.50~2.50달러이다.)

 

 

확대 적용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이 공정을 확대해 대량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지면 소비자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콤바르기는 재활용 센터에서 공급받는 알루미늄 스크랩으로 시작하는 생산 체인을 구상한다. 알루미늄은 파쇄되어 펠릿 형태로 가공된 후 갈륨-인듐으로 처리된다. 처리된 알루미늄의 저장 에너지 잠재력을 활용하여 운전자들은 가연성이 매우 높은 수소를 직접 운반하는 대신, 사전 처리된 펠릿을 알루미늄 '연료'로 운반할 수 있다.

 

펠릿은 연료 충전소로 운송되며, 이 충전소는 바닷물 공급원 근처에 위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바닷물과 알루미늄을 혼합하면 수소가 생성된다. 연구 저자 콤바르기는 The Earth & I (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알루미늄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고체 상태로 운송하기에 안정적이며, 스크랩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구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방식에 의한 수소 생산이 어렵거나 비실용적, 불가능한 외딴 지역으로 저장되어 있는 수소 에너지를 운송하기에 편리하다. 소비자들은 이 가스를 내연 기관이나 연료 전지로 구동되는 차량에 주입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콤바르기와 그의 팀은 선박이나 수중 차량에서 가동될 수 있는 소형 반응기를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원격 지역 사회와 재난 구호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유망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재활용 알루미늄을 활용하는 동시에 다른 유해한 방식에 의한 에너지 생산을 줄일 수 있다.

 

사회가 에너지 생산 증대를 위해 풍부하고 실용적인 연료원을 찾고 또한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수소는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 알루미늄-물 반응기와 같은 방식은 수소에너지를 주류로 끌어올리는 타당한 접근법이 될 수 있다.

 


*릭 레이즈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프리랜서 작가로, 에너지 효율과 혁신에 열정을 갖고 있다. 10년 이상 재생 에너지 및 관련 주제를 취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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