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하나뿐인 ‘자연 상태의 강’을 ‘개발’로부터 지켜내다
- Mark Smith
- 6월 19일
- 4분 분량
비오사 강을 구해 골드먼 환경상을 받은 알바니아 활동가 이야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원 지역을 가로지르는, 약 267km에 달하는 장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 결단력, 그리고 희생이 어떻게 이 대륙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 상태의' 강 중 하나를 구출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스의 핀도스 산맥에서 알바니아의 아드리아 해로 흘러내리는 비오사 강은 장엄한 풍경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비오사 강은 자연의 아름다움 외에도 멸종 위기종 39종과 알바니아 법정 보호종 119종을 포함하여 1175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광대한 생물다양성을 자랑한다.
비오사 강은 ‘자연 상태의 강’으로서 댐이나 기타 인공 구조물에 의해 흐름이 막히지 않았는데, 이는 120만 개의 댐과 여러 장벽으로 막혀 있는 서유럽의 수로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들 수로에서는 회유성 어종이 94%나 감소했다.

수력발전의 위협
알바니아는 몇 년 전 강 유역을 따라 수력발전을 개발하려는 계획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잠재적인 미래에 직면해 있었다. 수십 개의 댐이 건설되어 강의 흐름이 끊기고, 야생생물 서식지가 잠재적인 피해를 입고,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경관이 훼손됐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보쿠 대학교의 선임과학자인 파울 묄렌브루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댐 건설이 계획된 삼각주부터 상류 지역까지 비오사 강 전체의 "매우 높은 생태적 가치"를 ‘상당히’ 훼손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냉혹한 현실은 우려하는 환경운동가들의 행동을 촉발하여 수력발전 댐 건설 계획을 중단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을 지정하여 재야생화와 환경 보호-보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한 NGO 연합체인 ‘유럽의 푸른 심장(블루 하트 오브 유럽)’을 탄생시켰다.
자연 상태의 하천을 보호하기 위한 유럽 최초의 프로젝트인 이 캠페인은 알바니아 활동가인 베시아나 구리Besjana Guri)와 올시 니카(Olsi Nika)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평범한' 영웅들
베시아나는 직업이 사회복지사였지만 늘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 특성상 자연이 사람과 더 넓은 지역사회에 어떤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나는 야외에서 놀고 탐험하는 등 항상 자연과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자연은 나의 일부였다."라고 <지구와 나(The Earth & I)>에 말했다.
올시는 자연과 바다가 성장 과정의 일부였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린 시절부터 비디오 게임과 스마트폰의 시대" 이전이었다.
처음에 베시아나는 비오사가 얼마나 독특하고 중요한 일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더 많이 배울수록 그것은 단순한 직업을 넘어, 그녀의 말처럼 '사명'이 되었다.
"파괴적인 댐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대신 국립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솟구쳤다. 당시 25살의 젊은 여성으로서 나는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캠페인에 쏟아부었고, 그 열정은 지금도 나와 함께하고 있다."
첫걸음
이 거대한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한 후, 첫 번째 단계는 대학과 환경연구소 등 협력할 기관을 찾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강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강력한 동료 검토 데이터"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자체 연구를 의뢰한 반면, 올시와 베시아나는 자체 연구의 '투명성, 독립성, 방법론적 엄격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주장에 반박했다.
올시는 "우리의 주장은 생태학자, 수문학자, 생물다양성 전문가들이 수행한 독립적인 과학 연구에 의해 강력하게 뒷받침되었다."면서 "수많은 연구에서 수백 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유럽의 마지막 남은, 자연 상태의 강으로서 비오사 강의 고유한 생태적 가치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오사 강 상공의 드론 비행 영상
또한 양측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개 포럼을 조직하여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이 이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올시는 말한다.
베시아나는 두 사람이 리버워치, 유로네이처, 파타고니아 같은 국제단체의 지원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그들의 지도는 전 세계적으로 조사 문제를 제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도 "물론 비오사 계곡의 주민들이 우리의 진정한 동맹이었다. 우리는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맞서 싸우는 주민들을 지원했다.”라고 덧붙였다.
“비오사 강 유역에는 약 45개의 댐이 계획되어 있어 마을에 홍수가 나거나 강이 말라버릴 위험이 있었다."
선거 캠페인 때 “강 지키자” 여론화
증거가 수집되고 지역사회가 동참하자, 그들은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그리고 선거가 종종 권력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사실을 활용했다.
올시는 "우리는 통상 선거 캠페인이라는 손에 든 패를 보였다."고 말한다.
"탄탄하고 광범위한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통해 총리를 비롯한 알바니아 정치인들이 더 이상 이 사건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공개적으로 비오사 사건을 대대적으로 대면하게 되었다."
역사가 만들어지다
이들의 노력으로 2023년 3월 알바니아 정부는 이 강을 유럽 최초의 하천 국립공원인 비오사 자연 상태의 강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 지위는 강 자체뿐만 아니라 약 402km에 걸쳐 약 125km2 이상의 면적을 보호하며 자유롭게 흐르는 지류를 보호한다. 공원의 4분의 3에서는 상업 활동이 금지되며, 나머지 4분의 1에서는 전통적인 방목 방식이 가능하다. 또한 알바니아 영토 내 비오사 강 유역에는 댐 건설이 허용되지 않는다.
베시아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면서 "우리 팀에게는 큰 이정표이자 개인적인 승리였다. 마침내 그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보니 모든 노력을 쏟은 보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올시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보존이 함께 갈 수 있다는 강력한 사례이기도 하다. 비오사가 자연 상채의 강 국립공원으로 보호되는 것은 개인적인 성취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마지막 자연 상태로 흐르는 강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승리다."라고 강조한다.

수력발전에의 과도한 의존
하지만 알바니아가 잠재적인 새로운 에너지원을 놓쳤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뭐라고 말할까?
베시아나는 "알바니아의 에너지 문제는 거의 100%에 달하는 과도한 수력발전 의존에서 비롯된다."고 반박했다.
"우리는 항상 모든 강, 특히 국립공원과 민감한 생태계 내의 강을 개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최근까지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다른 에너지원은 심각하게 고려되지 않았다."
골드먼 환경상을 받다
이들의 노력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올해 4월에는 2025 골드먼 환경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녹색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국제적인 상은 전 세계의 풀뿌리 환경 운동가들에게 수여된다.
베시아나는 "골드먼 환경상 수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고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거의 12년 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놀라운 일이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골드먼 환경상 수상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샌프란시스코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시상식까지 정말 놀라웠다.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사건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메아리는 계속되고 있다."
이제 두 사람은 자신들의 성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올시는 "저는 강연, 전략 세션, 비공식적인 교류 등을 통해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다른 운동가들에게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여하고 전 세계적으로 강 보호를 위한 더 강력하고 단합된 운동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매우 보람 있었다."고 술회한다.
*마크 스미스는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하여 가디언, BBC, 텔레그래프 및 잡지에 비즈니스와 기술에서부터 세계 정세, 역사,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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