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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생태계

알프스 사람들이 자연사랑을 노래하는 방식

ㅡ산을 기도와 기쁨, 공동체 의식의 장소로 변모시키다







스위스 남서부 알프스 사스 계곡 지역의 산과 경사면. ©Saastal Tourismus AG
스위스 남서부 알프스 사스 계곡 지역의 산과 경사면. ©Saastal Tourismus AG

독일어권 알프스의 새벽, 세상은 고요 속에서 시작된다. 하늘의 첫 분홍빛 숨결이 칼날 같은 봉우리를 스치고, 차가운 공기에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 방울 소리만이 희미하게 실려 온다. 그러다 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크지는 않지만 확신에 찬 그 소리는 연기와 같이 능선 쪽으로 휘감아 올라간다. 또 다른 목소리가 답한다. 곧 두세 개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길가 합창이 계곡을 가로지른다.


수세기 동안 알프스의 아침은 이렇게 산에 바치는 노래로 시작되었다. 이 높은 곳에서 음악이 눈 녹은 물과 바람처럼 생태계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는 부드러운 방식이다. 줄리 앤드루스가 고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노래했듯, “언덕은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차 있다.”는 말이 진실로 맞다.

또한 공동의 노래, 함께 걷기, 마음챙김의 존재감이 어떻게 한 민족의 지구 사랑을 키우고, 이를 보호하고 돌보려는 결의를 깊게 하는지 보여준다.

알프스에서 음악은 단순히 들리는 것이 아니라 산과 함께 호흡하며 하늘에 기도처럼 바쳐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외심으로서의 노래, 생태학으로서의 경외심


스위스의 목동의 노래(ranz des vaches) 멜로디부터 오스트리아의 요들, 독일의 방랑의 노래(Wanderlieder)에 이르기까지, 알프스의 하이킹과 민요 전통은 오랫동안 사람과 풍경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알프스 민요는 자연을 멀리서 묘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연 속에서 직접 이야기한다. 가사는 산바람을 동반자로, 초원을 쉼터로, “생기 넘치는 물이 길을 보여주는” 스승으로 개울을 얘기한다. 가장 잘 알려진 방랑자의 노래 중 하나인 '방랑은 제분공의 기쁨(Das Wandern ist des Müllers Lust)'에서는 흐르는 물의 기쁨, 돌리는 제분기 바퀴, 그리고 야외를 방랑하는 즐거움을 노래한다. 이는 도피가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본질로 돌아가는 행위이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에 위치한 알프스의 몬테모로 산에서 네 명의 등산객이 등산로를 오르고 있다. ©Saastal Tourismus AG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에 위치한 알프스의 몬테모로 산에서 네 명의 등산객이 등산로를 오르고 있다. ©Saastal Tourismus AG

가장 잘 알려진 방랑자의 노래 중 하나인 '즐거운 방랑자(Der fröhliche Wanderer)'는 산악 등반가가 노래를 부르며 경외심으로 차고 넘치는 기쁨을 잘 보여준다. 영어 가사 일부는 다음과 같다:


나는 산길을 따라 방랑하는 것을 좋아해,

그리고 내 가는 대로 내 작은 배낭을 등에 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


후렴:

발-데리, 발-데라, 발-데리,

발-데라-하-하-하-하-하

발-데리, 발-데라.

내 배낭을 등에 메고.


그리고 마지막 구절은:

오, 내가 죽는 그 날까지 방랑을 계속할 것 같아

오, 난 아마도 항상 웃고 노래하겠지. 하나님의 맑고 푸른 하늘 아래서!


많은 산악 노래들은 경외심을 표현한다. 자연을 신으로 숭배하기보다는 선물로 존중하는 마음이다. 이 노래들은 암묵적인 생태 윤리, 날씨에 대한 감사, 동물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신의 취약성에 대한 자각을 드러낸다. 〈Kein schöner Land (더 아름다운 나라는 없다)〉에서 가수들은 린든 나무 아래 모여 “신의 은총이 허락하는 대로” 창조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영적 함의는 분명하다: 자연 속 시간은 신성하고 공동체적이며 축복받을 가치가 있다.

MDPI 저널 『릴리전스, Religions』(2023) 등에 기고한 성스러운 사운드스케이프 연구자들은 산이 본질적으로 신성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조건—광활함, 침묵, 메아리, 빛— 창출한다고 지적한다. 알프스 노래는 이를 증폭시킨다. 바위와 하늘 사이로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 그 소리는 일종의 헌신이 된다. 많은 등산객들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에 동의한다. 노래하는 것은 “두 번 기도하는 것”이며, 숨을 태양과 공기와 조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스위스 알프스 엥가딘 계곡에서 전통적인 소 방울을 차고 있는 브라운비 소. 오늘날에도 농부들은 이 지역의 비탈과 계곡에서 소를 방목한다. Daniel Schwen/Wikipedia
스위스 알프스 엥가딘 계곡에서 전통적인 소 방울을 차고 있는 브라운비 소. 오늘날에도 농부들은 이 지역의 비탈과 계곡에서 소를 방목한다. Daniel Schwen/Wikipedia

목축 종소리의 메아리


알프스 민요의 뿌리는 콘서트홀이 아닌 초원과 목초지에 있다. 하이킹이 여가 활동이 되기 훨씬 전, 산악 생활은 끊임없는 이동을 요구했다. 소를 더 높은 목초지로 몰고, 산등성이를 헤쳐 나가며, 깊은 계곡 너머로 소리쳐 부르는 일이었다. 랑 데 바슈(ranz des vaches, 목동의 선율), 즉 전통적인 스위스 목동들의 목축 호출곡은 원래 소를 인도하고 목동들끼리 소통을 위한 선율적 신호였다. 각 계곡마다 방언, 지형, 절벽의 음향에 따라 고유한 변형이 존재했다. 스위스 루체른대학교 산하 우르너 알프스문화연구소(Urner Institut Kulturen der Alpen)의 연구는 이러한 형태가 지역 정체성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외침은 오늘날 요들링의 초기 형태로 인식되는 선율적 표현으로 진화했다. 흔히 알려진 왜곡된 이미지와 달리, 요들링은 단순한 기이함이 아닌 기능적이고 신체화된 기술이다. 가슴소리와 머리소리를 빠르게 전환하며 소리가 산등성이를 넘어 반향으로 되돌아오게 한다. 이런 의미에서 초기 알프스의 노래는 땅 그 자체와의 대화였다—노래하는 이가 부르면 산이 응답했다.

에밀리 로플러는 마운틴 가이스트(Mountain Geist)』에서 18~19세기에 이르러 이러한 관행들이 움직임, 계절적 이동, 목가적 삶의 리듬에 뿌리를 둔 독특한 알프스의 음악적 정체성을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산은 배경이 아니라 동반자였으며, 음색과 템포, 심지어 가수의 신체적 자세까지 형성했다.

독일어권 낭만주의 사상가들이 알프스를 발견했을 때, 그들은 방랑을 영적·철학적 추구로 재해석했다. 목가적 실용성과 낭만적 이상주의의 융합은 자유, 아름다움, 자연과의 교감을 찬미하는 방랑가(Wanderlieder)를 탄생시켰다.



하이킹 중 노래 부르기라는 공유된 의식


초기 알프스 음악을 형성한 목축과 마찬가지로 현대 등산 문화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일에서는 19세기 후반 산업화된 삶을 비판하며 자연 속에서 재생을 추구한 청년들로 구성된 반더포겔 운동이 등산로에서의 공동 노래 부르기 전통을 되살렸다. 그들은 고대 민요와 새로 작곡된 반더포겔 리더를 불렀으며, 산 정상 휴식처에서 화음을 맞췄다. 그들의 목표는 단순했다. 즉, 자신들과 같은 젊은이들을 땅, 공동체, 그리고 기쁨과 다시 연결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이 전통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바이에른이나 티롤(바이에른은 독일 남동부의 주, 티롤은 이탈리아 북부와 오스트리아 서부의 지역)의 인기 등산로를 걸으면 익숙한 후렴구를 부르며 잠시 멈추고 있는 그룹을 만날 수 있다. 노래는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리듬을 유지하게 하고, 짐을 가볍게 하며, 낯선 이들 사이의 우정을 불러온다. 오르막길에서 함께 노래하는 행위는 같은 길로 우유, 농기구, 장작을 운반했던 선조들의 공동 노동을 떠올리게 한다.

음악은 또한 등산객의 인식을 늦추어 힘든 여정을 주의 깊은 존재감으로 바꾼다. 노래할 때면 숨 쉬는 방식이 달라진다. 공기 질, 경사, 메아리를 의식하게 된다. 날씨 변화와 발밑에서 조용히 바스락거리는 돌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처럼 알프스 노래는 등산객을 자연의 관찰자가 아닌 그 전개에 참여하는 존재로 만든다.



풍경을 실어 나르는 악기들

 

이 영상에서는 바이에른 민속 음악 밴드가 전통 알프스 악기인 아코디언, 튜바, 기타로 옥토버페스트 폴카 음악을 연주한다.

특정 알프스 악기들은 산악 환경과 공명하기 위해 진화했다.

악기학 사이트 「organology.net」에 그 역사와 음향학이 소개된 알프호른은 길이가 최대 4미터(13피트)에 달하며, 따뜻하고 울림 있는 음색을 먼 거리까지 전달한다. 역사적으로 신호용으로 사용된 이 악기의 음색은 계곡의 음향에 의해 형성되며, 많은 알프호른 곡들은 새의 울음소리나 천천히 굴러가는 천둥소리 같은 자연의 패턴을 모방한다.

해크브렛(해머드 덜시머)은 시냇물의 흐름을 반영하는 반짝이는 물소리 같은 음색을 낸다. 산장에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아코디언과 바이올린은 공동체 음악 활동의 필수품이 되었다. 스미소니언 포크웨이즈의 '산악 노래와 알프스의 요들' 음반은 이러한 음색들이 야외 환경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요들 같은 인간의 목소리와 결합될 때 이 악기들의 음색은 알프스 그 자체와 분리할 수 없는 사운드스케이프를 창조한다.


스위스 그린델발트 알프호른 축제에서 연주하는 알프호른 연주자들. 크리스토 블라호스/위키피디아
스위스 그린델발트 알프호른 축제에서 연주하는 알프호른 연주자들. 크리스토 블라호스/위키피디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전통의 재구성


알프스 노래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청소년 합창단은 요들링 축제에서 경쟁한다. 바이에른에서는 등산 클럽이 전통노래에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신곡을 접목한다. 관광청은 티롤의 '노래의 길(Strasse der Lieder)' 같은 음악 트레일을 홍보하는 데에 활용하고, 길목 표지판은 등산객들이 지정된 전망대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를 가르친다.

현대 음악가들은 민속 형식에 재즈나 전자음악을 접목해 알프스 테마를 세계 관객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융합은 전통을 희석시키기보다 그 적응력을 드러낸다. 산악 음악이 영감을 준 생태계처럼 기후와 세대 문화에 따라 변화하며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부흥은 자연세계와의 재연결을 갈망하는 더 넓은 움직임을 반영하기도 한다. 인간생태학 연구에 따르면 민요는 생태학적 지식과 풍경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을 담고 있다. 생태 위기의 시대에 알프스 노래는 오래된 지혜, 즉 자연에 대한 기쁨이 자연에 대한 책임감을 키운다는 생각을 상기시키는 듯하다.



산들이 숨 쉬고 세상이 느려지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석양. ©goodfon.com/landscapess
산들이 숨 쉬고 세상이 느려지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석양. ©goodfon.com/landscapess

노래는 관리의 방식


음악은 항상 인간의 인식을 형성해 왔다. 알프스에서 노래는 산이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장소임을 가르친다.

야외에서 노래하는 단순한 행위는 우리를 더 나은 경청자로 만든다. 그것은 겸손을 권한다. 당신의 목소리가 바람과 물과 어우러질 때, 당신은 자신의 작음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어디엔가 속해 있음을 깨닫는다. 이 감정적 연결이 종종 사람들이 취약한 생태계를 보호하도록 영감을 준다. 알프스는 기온 상승, 빙하 감소, 증가하는 관광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풍경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하는 문화적 전통은 그 미래에 필수적일 수 있다.

알프스의 노래가 오래도록 전해지는 이유는, 우리가 야외에서 노래할 때 돌과 하늘, 공동체가 함께하는 의식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산은 단순히 감탄할 풍경이 아니라 기도와 기쁨, 소속감을 느끼는 장소가 되며, 그곳에서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와 내뱉는 음표 하나하나가 우리를 품어주는 대지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 재나 페레즈-앤젤로는 덴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다학제적 크리에이티브 및 디지털 전략가로,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목적 중심 콘텐츠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Relevant Magazine』, 『Medium』, 『Faithful Life』 등에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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