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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폐기물 관리

쓰레기를 명품으로 만든 시칠리아의 신데렐라 이야기

ㅡ 이탈리아 스타트업이 오렌지와 선인장 폐기물로 호화 제품을 만들다




시칠리아의 선인장과 함께 멀리 해질 무렵의 에트나산이 보인다. ©Istock
시칠리아의 선인장과 함께 멀리 해질 무렵의 에트나산이 보인다. ©Istock

에트나산의 그림자 아래 감귤 과수원이 빛나고 있다. 선인장들이 풍경 곳곳에 점점이 박혀 있는 시칠리아에서 농업 폐기물은 오랫동안 이곳 풍경의 일부였다. 매년 100만 톤이 넘는 오렌지 껍질, 과육, 선인장 부산물이 넘쳐난다. 이들 쓰레기는 너무나 자주 버려지거나 방치되었고 짐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지중해의 이 외진 곳에서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때 폐기물이었던 것들이 말 그대로 '호화로운' 변신으로 두 번째 삶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실험실 안에서만이 아니라 땅이 지닌 리듬 속에서 펼쳐진다. 이곳에서 텍스타일 디자이너, 엔지니어, 화학자 세 명의 창립자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버리는 재료들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라면 어떨까?” 그들의 답은 '오호스킨(Ohoskin)'으로 열매 맺었다. 시칠리아산 오렌지와 선인장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이 소재는 부드럽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패션, 인테리어, 심지어 자동차 디자인에까지 활용될 만큼 세련된 품질을 자랑한다.


오호스킨(Ohoskin) CEO이자 공동 창립자 아드리아나 산타노치토. ©Ohoskin
오호스킨(Ohoskin) CEO이자 공동 창립자 아드리아나 산타노치토. ©Ohoskin

하지만 이는 발명이라기보다는 재발견에 가까운 이야기다. “우리는 가죽을 대체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가치 있게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아드리아나 산타노치토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호스킨은 그 자원을 성능, 미학, 의미를 모두 갖춘 소재로 변모시킨 결과물이다.”


시칠리아, 제품의 영혼


시칠리아 오렌지. ©istock
시칠리아 오렌지. ©istock

시칠리아는 단순히 원료의 공급처가 아니라 제품의 영혼 그 자체다. 이 섬의 극한 환경은 항상 적응력을 요구해 왔으며, 생태계는 미묘하면서도 놀라운 방식으로 적응해 왔다. 산타노치토는 시칠리아 오렌지의 짙은 붉은색조차 에트나산에 의한 기온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이곳은 극한의 환경과 독특한 생물다양성에 의해 형성된 강인한 땅이다.”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농업, 자연, 그리고 적응이 공존하는 바로 그 영토가 우리의 접근 방식을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재의 한 장 한 장은 단순한 질감이나 강도를 넘어 이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는 단순히 소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장소를 제품으로 옮겨 담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오호스킨의 곳곳에는 항상 도전을 가치로 전환해 온 풍경에 뿌리를 둔 지중해의 정체성, 변화, 그리고 혁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익숙한 과일에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으로


오호스킨은 선박 내장재로 활용된다. ©Ohoskin
오호스킨은 선박 내장재로 활용된다. ©Ohoskin

핸드백이나 자동차 인테리어가 오렌지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에는 은은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그 친숙함이 마법의 일부이다.


“스토리텔링은 근본적인 요소”라고 산타노치토는 말한다. “소재가 오렌지처럼 친숙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이해하면, 즉각적으로 정서적 유대감이 형성된다. 그런 다음 디자인은 질감, 색상, 품질을 통해 그 이야기를 구체적인 경험으로 옮겨준다.”

이러한 연결은 이미 GANNI, Moea, Monica Zuccheri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고 브랜드 가치와 부합하는 대체 소재를 찾고 있다.





오호스킨은 자동차 내장재 분야에도 적용된다. ©Ohoskin
오호스킨은 자동차 내장재 분야에도 적용된다. ©Ohoskin

럭셔리의 재정의


오호스킨에게 있어 이 변화는 단순히 물리적인 차원을 넘어 철학적인 차원의 것이다.


“우리에게 럭셔리란 더 이상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독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고 산타노치토는 말한다. “이는 미학, 성능, 그리고 자연과 동물에 대한 존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지 않는 럭셔리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가죽 생산은 자원을 많이 소모할 뿐만 아니라 화학적으로도 매우 복잡하다. 오호스킨의 공정—농업 부산물을 수집하여 독자적인 바이오 폴리머로 변환하고, 추적 가능한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은 농업, 재료과학, 제조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교차하여 새로운 친환경 산업을 형성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호스킨의 가죽 대체 제품 라인 두 가지 예시. ©Ohoskin
오호스킨의 가죽 대체 제품 라인 두 가지 예시. ©Ohoskin

“더 이상 단순히 외관이나 촉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원산지, 제조 과정, 그리고 그것이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오늘날 진정한 럭셔리란 의식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산타노치토는 말한다.



껍질에서 제품으로의 여정


감귤류와 선인장의 부산물은 먼저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 바이오 기반 또는 재활용 폴리머와 결합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재는 직물 베이스에 층층이 쌓여 강도, 내구성, 내마모성, 견뢰도 테스트를 거치며 보완하거나 대체하려는 소재와 동등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보장한다.



오호스킨 제품은 직물 베이스에 층층이 쌓여 있다. ©Ohoskin
오호스킨 제품은 직물 베이스에 층층이 쌓여 있다. ©Ohoskin

산타노치토는 “이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속 가능성은 대규모로 실현될 수 없다. 우리는 내구성과 유연성, 그리고 장기적인 내구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신규 화석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바이오 기반 또는 재활용 소재인 2세대 폴리머를 사용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산업 확장성도 가능하게 한다. 검증된 기술과 첨단 배합을 활용함으로써 대량생산 때에도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데, 이는 자동차 및 패션과 같은 산업 분야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다. 즉, 전환을 가능하게 하면서 성능을 떨어뜨리지 않고 혁신을 확장 가능한 수준으로 만든다.”


그 결과, 제곱미터당 약 2.57k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하는 소재가 탄생했다. 이는 기존 가죽이나 일반적인 합성 소재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기존 가죽의 경우 배출량이 거의 10배에 달할 수 있으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상류 단계인 사육 및 도축 과정에서 발생한다.



낡은 것에서 새 생명을 얻다


디자인과 성능을 넘어 이 이야기는 시작점인 땅과 그곳의 사람들로 다시 돌아간다. 오호스킨은 농업 부산물을 구매함으로써 지역 생산자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주고 유기성 폐기물 처리의 필요성을 줄인다.



오호스킨은 오렌지 껍질 폐기물을 재활용한다. ©Ohoskin 오호스킨은 가공 전 껍질을 잘게 분쇄한다. ©Ohoskin



산타노치토는 말한다. “우리는 농식품 부문의 선형 폐기물 흐름을 고부가가치 원료로 바꾼다. 동시에, 브랜드들이 품질이나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고도 순환형 소재를 제품에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지역경제를 강화하고, 특히 이탈리아 남부 농업지역에 더 탄력적이고 다각화된 모델을 도입한다.”

산타노치토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생분해성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오늘날 생분해성은 종종 내구성과 성능 면에서 타협을 요구하는데, 이는 산업 용도와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배합물의 바이오 기반 함량을 높이고, 화석연료 투입을 줄이며, 전반적인 소재 효율성과 수명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그녀는 덧붙인다. “우리는 환경 발자국을 줄이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고 고성능인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현재 대규모 산업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방향이라고 믿는다.”



진정한 변신


모든 훌륭한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인식의 변화이다.

“오호스킨은 소재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 기여한다. 이는 한때 폐기물로 여겨진 것이 바람직하고 고품질이며 가치 있는 것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사고방식을 변화시켜, 단순히 자원을 추출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소재가 처음부터 목적과 책임을 가지고 설계되는 혁식의 문화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더 깊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폐기물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가 재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잉이 아닌 배려, 독창성,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가치를 발견하려는 의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든 케언스(Gordon Cairns)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스코틀랜드에 기반을 둔 포레스트 스쿨(Forest Schools)의 영어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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