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 Deborah Harvey
- 6월 15일
- 5분 분량
ㅡ 학자들 공동연구, 하수 찌꺼기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가장 중요한 과학적 돌파구 가운데 일부는 단순한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즉, 한 가지 전문 분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히 환경에 이로운 것뿐만 아니라 미래 혁신을 위한 청사진이 될 수도 있다.
워싱턴주립대학교(WSU)의 연구진은 화학공학, 미생물학, 폐기물 관리, 에너지과학 간의 경계를 허물어, 악취가 나고 지저분한 하수 찌꺼기를 고품질의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공급이 가능한 재생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공정을 개발했다.
이들의 획기적인 성과는 기존 방식보다 200% 더 많은 가스를 생산하는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 처리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또한 워싱턴주립대의 이 획기적인 성과는 사회가 직면한 가장 난해한 문제들의 해결책이 단일 과학 분야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전공별로 ‘쪼개져 있는’ 학문 분야의 역사
근대사의 상당기간 동안,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주로 각자의 전문 분야 내에서 활동해 왔는데, 이를 ‘분리된 접근방식’이라고도 한다. 화학자들은 화학에 집중했고, 생물학자들은 생물체를 연구했으며, 엔지니어들은 시스템과 인프라를 설계했다.
각 학문 분야는 그 자체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문제들은 이러한 경계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폐기물 문제에서 시작된 사안이 순식간에 에너지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또는 환경문제가 공학적 과제로 변할 수도 있다.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과제들은 종종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점점 더 자기 전문 분야의 한계를 넘어 협력하며, 어느 한 분야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분야가 교류할 때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가 종종 탄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예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한데 모을 때, 각 학문이 단독으로 작업했다면 끝내 해결할 수 없었을 문제들을 때로는 해결할 수 있다.
최근 워싱턴주립대의 획기적인 성과는 이러한 접근방식이 실제로 적용된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준다. 기술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더 큰 의미는 이것이 과학 진보의 미래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하수 찌꺼기: 안 보이면 관심도 멀어진다
언뜻 보기에 하수(下水) 찌꺼기는 영감의 원천으로 여겨지기 어려울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폐수가 배수구를 통해 사라진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기물 관리 산업은 결코 멈추지 않는 복잡한 분야이다. 도시와 마을 아래에는 광범위한 배관과 펌프 네트워크가 숨겨져 있으며, 이 네트워크는 매일 수백만~수천만 리터의 폐수를 조용히 처리하는 도시 하수처리시설과 연결되어 정화된 물을 인근 수로로 방류한다.
수십년 동안 목표는 명확했다. 물을 정화하고, 찌꺼기를 관리하며, 가능한 한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남은 찌꺼기는 전통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부산물로 여겨져 왔다. 도시들은 이를 처리하고, 운반하며, 정화하고, 처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많은 경우 찌꺼기는 매립지로 보내지거나 다른 방식으로 폐기물로 관리된다.

동시에 하수처리시설은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펌프는 24시간 내내 처리시스템을 통해 물을 이동시킨다. 에어레이션(aeration, 공기주입) 장비는 생물학적 처리 과정에 필요한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전체 운영에는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모든 것을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워싱턴주립대의 연구진은 이러한 과제를 살피면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 '하수처리가 단순한 폐기물 관리작업을 넘어서게 된다면 어떨까? 도시들이 처리 비용을 지불하며 버리는 바로 그 물질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했다. 이 과정은 화학공학 분야에서 시작되며, 고온과 고압을 이용해 폐수 속의 길고 복잡한 유기분자를 박테리아가 더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짧은 분자로 분리한다.
미생물학을 활용해 폐기물을 가스로 전환하기
찌꺼기가 화학적으로 분해되면 미생물학이 그 주역으로 나선다.
미생물은 오랫동안 폐기물을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바이오가스에는 문제가 있다. “바이오가스는 60%가 메탄이고 약 40%가 이산화탄소이다.” 이 대학교의 바이오제품 과학 및 공학 연구소 교수인 브리짓테 아링(Birgitte Ahring) 박사는 이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대학교 측 보도자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 이산화탄소는 가스를 가스 공급망에 주입하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성분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화학 분야 연구팀과 미생물학 분야 연구팀이 힘을 합쳤다. 아링 박사와 그녀의 팀은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박테리아 종(種)을 발견함으로써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다만 반응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소가스를 추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교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골치 아픈 부산물이 아닌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발견한 새로운 박테리아인 ‘메타노테르모박터 울페이(Methanothermobacter wolfeii)’는 이 시스템을 통해 사용 가능한 연료로 전환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대폭 늘렸다. 어떤 면에서 연구진은 생물학과 에너지 공학 사이에 가교를 놓았다. 살아 있는 미생물이 전환 과정을 수행하지만, 그 결과물은 현대 에너지 인프라에 통합될 수 있는 연료가 된다.
이 결과는 노련한 연구자들조차 놀라게 했다.
프로젝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공정은 기존 처리 방법보다 약 200% 더 많은 재생 가능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동시에 찌꺼기 처리 비용을 거의 50% 절감했다. 생산된 연료의 메탄 순도는 99%에 육박하여 파이프라인급 용도로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하수 찌꺼기의 최대 80%를 가치 있는 물질로 전환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만약 다른 유기 물질에서도 이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있다면, 효율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폐수처리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융합 주도의 혁신’
이 프로젝트의 성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는 또한 융합 주도 혁신의 핵심적인 강점 하나를 잘 보여준다. 즉, 이 결과는 어느 한 학문 분야만으로는 도출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화학공학은 생물학적 성능을 향상시켰고, 미생물학은 에너지 생산을 증대시켰으며, 폐수 처리에 대한 전문지식은 실질적인 적용을 가능하게 했고, 에너지 과학은 최종 산물을 사용 가능한 연료원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각 분야는 해결책의 일부에 저마다 기여했다. 이들은 힘을 합쳐 어느 한 학문 분야가 단독으로 이룰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학제 간 협업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엔지니어, 생물학자, 화학자들은 종종 동일한 문제를 매우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며, 공통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서로 다른 방법론, 우선순위, 심지어 용어조차도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자들은 오늘날 가장 복잡한 문제 중 일부는 단일 학문 분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노력이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워싱턴주립대 프로젝트는 과학 및 기술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훨씬 더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현재 많은 연구자들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돌파구 중 일부가 개별 학문 분야 내부가 아닌, 학문 간 교차점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점점 더 흥미로운 혁신들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지식을 결합할 때 이루어지고 있다. 한 학문 분야에서는 문제점으로 보는 것을 다른 분야에서는 기회로 볼 수 있으며, 바로 그러한 결합에서 혁신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시스템에서의 협업
이러한 팀워크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워싱턴주립대 프로젝트뿐만이 아니다. 유사한 파트너십은 스마트 농업 기술부터 첨단 배터리, 탄소 포집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세부사항은 다를 수 있지만, 그 핵심은 동일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전문지식을 결합할 때 가장 흥미로운 혁신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대학과 정부 기관들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공통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이 협력함에 따라 학과와 기관 간의 전통적인 경계가 점차 유연해지고 있다.
폐수 처리 분야에서도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연구자들은 처리시설을 귀중한 자원을 회수하는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하고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시설로 전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생각하지 않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폐수는 갑자기 놀라울 정도로 미래 지향적인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하수 찌꺼기를 훨씬 넘어설 수도 있다. 연구자들은 유사한 접근방식이 결국 음식물 쓰레기, 농업 폐기물, 그리고 종종 매립지로 보내지는 기타 유기 물질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폐기물 관리, 재생에너지, 환경 보호와 같이 별개의 과제로 보였던 것들이 점차 하나의 더 큰 시스템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큰 그림이 드러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러 세대에 걸쳐 하수는 사람들이 그저 눈에서 멀리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대상이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현대 도시 아래를 흐르는 찌꺼기 속에 숨겨진 또 다른 것, 즉 에너지, 자원, 그리고 기회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이야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연구자들이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냈다는 사실이 아닐 것이다. 바로 서로 다른 과학 분야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그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하수처리장을 훨씬 넘어서는 교훈이 될지도 모른다. 미래의 가장 중요한 돌파구 가운데 일부는 단일 전문 분야에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학문 분야가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할 수도 있다.
*데보라 하비(Deborah Harvey)는 과학, 기술, 지속 가능성, 글로벌 혁신을 주로 다루는 작가이자 연구원이다. 그녀의 작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에너지, 인프라, 환경의 미래를 어떻게 형성해 나가는지를 탐구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