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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생태계

시민 잠수부들이 해저 생태계 보호를 돕는 방식

영국의 다이버단체 ‘시서치(Seasearch)’의 해양 생물 모니터링


*고든 케언스(Gordon Cairns)




2025년의 캐런 호수. iStock
2025년의 캐런 호수. iStock

캐런 호수는 스코틀랜드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아름답고 고요한 고원 지대의 호수다. 이곳의 고원 지대는 소나무담비, 붉은사슴, 검은머리물떼새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이다. 호수 수면 아래 깊숙이 숨겨진 곳에는 불가사리, 불꽃조개, 그리고 산호와 유사한 홍조류(Maerl) 등의 아름다운 안식처가 있다.

 

이곳 보금자리가 유지되는 것은 시서치(Seasearch)의 노고 덕분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해양 세계에 돌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즐긴다.


시서치 오크니 탐험대원들이 함께 식사를 한 후의 모습이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시서치 오크니 탐험대원들이 함께 식사를 한 후의 모습이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2016년, 시서치의 자원봉사 스쿠버 다이버 한 명이 어선들의 해저 훼손 위기를 신속히 대처하여 막았다. 이미 생물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어선이 조개류를 잡으려고 해저를 저인망으로 탐색하는 것을 목격한 지역 다이버는 즉시 다이버들을 소집하여 해당 호수를 비상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수집했다. 수집된 증거는 당국에 전달되었고, 당국은 해당 지역의 어업을 즉시 중단시켰다. 현재 완전히 복구된 캐런 호수는 스코틀랜드에서 해양 보호 목적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The Earth & I (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오크니와 셰틀랜드 섬의 해양 조사 코디네이터인 캐런 보스와르바는 해저 피해가 얼마나 빨리 간과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파괴의 증거는 날씨와 포식자들에 의해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시서치 다이버들이 그때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잠수팀을 투입해 정보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피해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해양 탐사는 그곳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캐런 호수]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꽃 조개층을 지니고 있다. 다른 주요 해양 생물 층인 홍조류 퇴적물(Maerl) 층과 다시마 숲도 같은 지정 구역에 존재한다.”



불꽃조개류.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불꽃조개류.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로크 파인의 불꽃놀이 아네모네(Pachycerianthus multiplicatus) .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로크 파인의 불꽃놀이 아네모네(Pachycerianthus multiplicatus) .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분노의 케이프(Cape of Wrath)’ 해저는 부드러운 산호의 일종인 ‘죽은 사람의 손가락’(Alcyonium digitatum)과 보라색의 작은 ‘보석 말미잘’(Corynactis viridis)이 지배한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분노의 케이프(Cape of Wrath)’ 해저는 부드러운 산호의 일종인 ‘죽은 사람의 손가락’(Alcyonium digitatum)과 보라색의 작은 ‘보석 말미잘’(Corynactis viridis)이 지배한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이 지역에 이 연체동물이 널리 분포하는 것은 해양 과학자들에게는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캐런 호수에만 2억5천만 마리의 불꽃조개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은 마치 관광 상점에서 누구나 살 수 있는, 붉은색 털을 가진 스코틀랜드의 독특한 모자처럼 보인다. 보스와르바는 “불꽃조개는 가장 스코틀랜드적인 종(種)이다. 껍질에서 불꽃처럼 주황색 촉수가 솟아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물속에서 이들을 마주친 독특한 경험을 이렇게 설명한다. “밝은 주황색 촉수가 튀어나온 작은 구멍들을 보면 정말 멋지다. 하이랜더 모자에 달린 작은 폼폼 하나만 있으면 그림이 완성된다.”



해양 생물 모니터링

 

시서치는 극적인 개입 활동 외에도 해양 생물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과도한 어획, 서식지 손상, 오염 및 침입종의 확산을 줄이기 위한 보존 노력을 지원한다.

영국에서 해양 시민과학 이니셔티브의 대부분이 시서치와 같은 비정부기구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이 기구는 이미 영국 국가 생물 다양성 네트워크에 80만 건 이상의 서식지와 종에 대한 관찰 결과를 보고했다.

자원봉사 단체는 정부 기관이 행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전문 연구팀이 감당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해안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지도화할 수 있다고 보스와르바는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나다. 일 때문에 다이빙을 하게 되면 건강이나 안전 규정, 취업 허가 때문에 물속에서 단 한 시간만 보내는 데도 수천 파운드의 비용이 들 수 있다.”

 

1988년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온 이 그룹은 영국 해안선을 담당하며 해양보존협회(Marine Conservation Society)의 교육을 받는다. 시서치의 시민 과학 이니셔티브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보존 과학에 직접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생물 서식지의 보호, 정책 수립, 그리고 환경 인식 제고에 도움이 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를 생산한다 .


시서치(Seasearch)의 작업에 대한 비디오.

 

성실한 문서화

 

해양 조사 자원봉사자들은 종(種)에 대한 식별이나 조사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특별히 고안된 양식에 희귀 무척추동물부터 침입종까지 모든 것을 기록하게 된다.

 

보스와르바는 이러한 수중 조사의 정확성을 보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수집하는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국 해양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는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이 허용되는 유일한 이유는 품질 관리 절차 때문이다. 여러 코디네이터가 데이터를 검증하고 입력한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데이터는 보존, 정책, 그리고 관리에 이용된다. 법정 기관과 정책 입안자들도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그 데이터를 최고의 품질로 유지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오크니 제도의 스캐퍼플로와 홍조류 퇴적물(Maerl)층에서 조사활동을 벌이는 해양 탐사 다이버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오크니 제도의 스캐퍼플로와 홍조류 퇴적물(Maerl)층에서 조사활동을 벌이는 해양 탐사 다이버들.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모든 데이터는 영국을 위한 최신 데이터 관리 시스템인 머린리코더온라인(Marine Recorder Online)에 포함되며, 주로 종 기록 및 퇴적물 유형, 생물군 정보 등 해저 표본 추출 데이터 확보에 중점을 둔다. 또한 지도, 정책 문서, 서식지 예측 모델도 생성한다. 또 시서치의 데이터는 학자, 가족사 연구자, 심지어 학교 과제를 하는 어린이까지 누구나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국립 생물다양성 네트워크(National Biodiversity Network)'에 추가된다.

시서치의 작업은 네이처스코트(NatureScot: 스코틀랜드의 자연보호 기관)를 포함하여 데이터를 사용하는 그룹으로부터 깊은 신뢰와 감사를 받고 있다.

“네이처스코트는 오랫동안 스코틀랜드의 시서치를 지원해 왔다. 자원봉사자들의 해양 생물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네이처스코트의 모니터링 활동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시서치의 다이버, 스노클러, 그리고 해안 산책자들이 수집한 정보는 스코틀랜드의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중요한 시기에 해저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생물의 삶을 지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스와르바는 덧붙였다.

 

시서치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잉글랜드의 자연(Natural England)'의 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에서 제작된 지도는 그 유용성과 범위, 그리고 세부적인 관찰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지도는 미래의 변화를 평가하는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저 탐사를 위해 스캐퍼플로로 향하는 배 위에서.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해저 탐사를 위해 스캐퍼플로로 향하는 배 위에서. (캐런 보스와르바 제공)

현장학습의 재미

 

보스와르바는 2010년 대학 다이빙 동아리를 통해 시서치를 알게 돼 가입했다. 당시 그녀는 환경 과학과 환경 보존을 전공하는 학부생이었다. 그녀는 시서치에서 일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고, 소셜미디어 관리자, 그리고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그녀는 시서치의 활동을 이렇게 요약한다. “시서치의 목적은 자원봉사자로 나가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즉, 여러분이 보는 서식지와 해양 생물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자신의 역할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설문지를 작성해야 하는데, 우리는 설문지 작성 방법을 교육한다.”



글로벌 커넥션

 

시서치 자원봉사자들 역시 전 세계 해양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보스와르바는 “이렇게 잘 확립된 시민 과학 프로젝트는 다른 분야의 모델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정말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다른 나라 유사 기관들의 조언도 받는다고 한다. “같은 범주에 속하는 프로젝트들을 위해 기존 방식을 새로 다시 만드는 대신, 자체 프로젝트를 조정하여 프로젝트를 강화할 수도 있다.”

시서치는 시민 과학자 팀으로 하여금 대다수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세계의 일부를 조사하도록 하는 데 글로벌한 영감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환경 보호와 보존의 즐거움을 지구 끝까지 퍼뜨리기를 바라고 있다.

 


 

*고든 케언스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영어 및 산림 학교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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