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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경제와 정책

‘순환건축’과 ‘도시채굴’로 친환경 탈바꿈한 오스트리아 아스펀 제슈타트 커뮤니티

호숫가 '도시 속의 도시', 주민들에게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제공




젊은 가족들이 아스펀 제슈타트의 주거용 건물들 사이에 있는 여러 공동 안뜰 중 한 곳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루이자 푸이우 Luiza Puiu
젊은 가족들이 아스펀 제슈타트의 주거용 건물들 사이에 있는 여러 공동 안뜰 중 한 곳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루이자 푸이우 Luiza Puiu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만 하면 일상 업무를 볼 수 있고 녹지가 풍부하며, 공기가 눈에 띄게 맑고 깨끗한 도시를 상상해 보라. 이것은 먼 유토피아가 아니라 아스 레이크사이드 시티라고도 알려진 아스펀 제슈타트의 생생한 현실이다.


이 비전 있는 빈 북동부 개발 프로젝트는 중앙에 커다란 인공 호수를 두고 있다.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던  제1공항 부지에, 심지어 옛 비행장의 거대한 자재를 재활용하여 건설되고 있다. 다층 아파트 건물, 콘도 블록, 타워, 노점다양하게 혼합된 이 도시 속의 도시는 편의성, 커뮤니티, 환경적 책임을 우선시하면서 주민들에게 즐거운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어있는 옛 공항(왼쪽)과 그 위에 도시 속의 도시인 제슈타트(오른쪽)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  위키미디어 커먼즈 ©I. 비르티(왼쪽) 및 ©빈 3420(오른쪽)
비어있는 옛 공항(왼쪽)과 그 위에 도시 속의 도시인 제슈타트(오른쪽)가 건설되고 있는 모습.  위키미디어 커먼즈 ©I. 비르티(왼쪽) 및 ©빈 3420(오른쪽)

편의시설은 세심하게 통합되어 있어 주민들의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한다. 주민들은 도보, 자전거 또는 효율적인 대중교통을 통해 거의 80%의 필수 목적지에 1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개인 차량 의존도를 크게 낮춰 도시의 배기가스 배출과 교통 혼잡을 줄인다. 주민들은 의료시설, 우체국, 식료품점, 대학 캠퍼스를 포함한 교육기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주요 편의시설 중 하나는 지구 중앙 호수의 일부에 있는 모래사장이다. ©루이자 푸이우
주요 편의시설 중 하나는 지구 중앙 호수의 일부에 있는 모래사장이다. ©루이자 푸이우

약 2.6 평방 킬로미터에 걸쳐 2007년부터 개발 중인 아스펀 제슈타트는 실용적인 것 외에도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공동체 의식과 웰빙을 증진한다. 주거용 건물은 개인과 가족이 함께 모여 휴식을 취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놀 수 있는 넓은 공용 마당을 제공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이 지역은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개발 지역 중 하나로 2030년까지 2만5000명이 거주하고 2만 개 이상의 일자리와 교육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재사용, 용도 변경' 트렌드


성장 중인 빈 지구는 새로운 건축, 에너지 절약, 커뮤니티 구축 방식을 위한 테스트 베드일 뿐만 아니라 ‘순환 건축’과 ‘도시 채굴’의 원칙을 구현하는 선구적인 지역이다.


제슈타트 건설의 기획 및 품질 관리 책임자인 페터 힌터쾨르너. ©루이자 푸이우
제슈타트 건설의 기획 및 품질 관리 책임자인 페터 힌터쾨르너. ©루이자 푸이우

제슈타트 개발이 시작되었을 때 두 개의 공항 활주로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도시 채굴의 원칙을 적용하여 비행장 콘크리트를 현장에서 재활용하여 도로와 통로의 건설 자재로 사용했다고 이 지역 건설 기획 및 품질관리 책임자인 힌터쾨르너는 말한다. 호수를 굴착하고 부지를 조성하면서 나온 약 60만 톤의 자재도 외부로 운반하지 않고 지구 내에 보관했다가 건축자재와 지형 모델링에 재사용했다.


예를 들어, 힌터쾨르너<The Earth & I (지구와 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호수 굴착 자재를 사용하여 최초의 지역 휴양지인 아스펀 테라스(Aspern Terraces)를 조성했다. 2024년 가을 기준으로 이러한 대량 관리를 통해 약 750만 트럭킬로미터(트럭 km 운용비 단위)를 절약하고 약 8400톤의 CO₂ 배출을 방지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건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으로 대중의 의식에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부문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0%와 유럽연합(EU)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전 세계 도시가 기후변화 결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연을 생각하는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들은 건설 방식과 도시 설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건물 부문은 유럽 에너지 수요의 40%를 차지하며, 그중 80%는 화석연료에서 발생한다."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전무이사 잉거 안데르센(Inger Andersen)은 말한다. UNEP는 2060년까지 원자재 사용량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철강, 콘크리트, 시멘트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녹지 공간에 핀 꽃들이 한 젊은 제슈타트 주민에게 손짓하고 있다. ©루이자 푸이우
녹지 공간에 핀 꽃들이 한 젊은 제슈타트 주민에게 손짓하고 있다. ©루이자 푸이우

도시형 '채굴' 모델


전 세계적으로 선구적인 건축가, 혁신적인 도시계획가,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들이 "취하고, 만들고, 폐기한다"는 기존의 선형적인 모델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도시 인프라에 내재된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고, 도시를 단순한 원자재 소비처가 아니라 재발견과 용도 변경을 기다리는 건축 자원의 창고로 바라보고 있다.


독일 뮌스터 응용과학대학의 순환건축 전문가인 아니아 로젠 교수는 아스펀 제슈타트의 도시 채굴에 생생하게 묘사된 이 접근법의 초석 중 하나를 개척한 인물이다.


로젠 교수의 도시 채굴 개념은 철거 잔해와 버려진 자재를 매립해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미래의 건설을 위한 귀중한 원자재로 간주한다. 그녀는 도시 지역 내 자재 회수 가능성을 정량화하여 자원 재사용을 평가하고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정교한 도시채굴지수까지 개발했다.


‘회색 에너지’ 개념을 고려하면 도시 채굴의 중요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이는 이미 기존 건물에 갇혀 있는 에너지, 즉 재료의 추출-가공-제조 및 운송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기존의 지속 가능한 건축은 냉난방과 전기 사용 등 신축 건물의 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도시 채굴은 기존 건축자재의 재사용을 우선시함으로써 이 상당한 회색 에너지를 적극 보존하여 건물 신축의 전반적인 환경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로젠 교수는 "도시채굴지수를 통해 건축자재를 최대한 폐쇄적인 순환 고리로 유도하고, 건물의 가치와 폐기물 재사용의 질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적절하게 표현했다.


제슈타트 관리 기관은 양과 염소 무리를 빌려서 아스펀 테라스 지역의 잔디를 손질했다.  ©루이자 푸이우
제슈타트 관리 기관은 양과 염소 무리를 빌려서 아스펀 테라스 지역의 잔디를 손질했다.  ©루이자 푸이우

아스펀 제슈타트의 에너지원


아스펀 제슈타트의 주요 에너지원은 태양광 패널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고 지열 에너지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등 재생 가능 에너지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현재 제슈타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70%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생산되며,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목표다.


이 지역의 폐기물 관리는 빈 시의 시스템으로부터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고 이 지역 집행위원회의 로베르트 그뤼나이스 위원은 <지구와 나>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시스템은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폐기물을 매립에서 귀중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포괄적인 분리수거 프로그램을 강조하고 있다. 시 당국은 또한 향후 몇 년 내에 제슈타트 내에 최첨단 재활용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 새로 건설되어 곧 개장할 지열발전소의 조감도.  ©빈 3420
이 지역에 새로 건설되어 곧 개장할 지열발전소의 조감도.  ©빈 3420

"제슈타트에는 가스 연소 개별난방 시스템이나 기타 화석연료 기반 난방 시스템이 없다."고 그뤼나이스는 말한다. "동시에 대체에너지원을 사용하는 프로젝트가 점점 더 많이 도입되었고, 그중 일부는 이미 에너지 자급자족을 실현하고 있다. 사용 중인 에너지 솔루션의 범위에는 태양열/태양광발전, 가전제품 및 거주자의 폐열 회수, 지열 에너지가 포함된다."


로베르트 그뤼나이스는 ‘지구의 벗’ 집행위원회 위원이다.  ©루이자 푸이우
로베르트 그뤼나이스는 ‘지구의 벗’ 집행위원회 위원이다.  ©루이자 푸이우

2028년, 빈 최초의 심부 지열발전소가 제슈타트 부지에서 가동될 예정이다. 빈 지하에 있는 천연 온수 저수지의 열을 활용하기 위해 3000미터(약 1.8마일) 깊이까지 시추되는 40MW(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는 이 2만 가구에 열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배운 교훈


아스펀 제슈타트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18년 전에 시작된 광범위한 계획과 구축 과정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전담 개발 회사’를 핵심 플랫폼으로 한 이해관자들의 조기적이고 지속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힌터쾨르너는 말한다. 이를 통해 "비전을 개발하고, 이를 명확한 품질 표준으로 변환하며, 개발-영업-기획-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을 한번에 통합할”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이해관계자의 단합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여러 분야의 팀에서 민첩하게 작업할 수 있으며,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관리의 매끄러움은 명확하고 야심 찬 품질표준을 유지함으로써 브랜드와 사이트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이러한 팀워크 덕분에 기존 프로세스와 관행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부서간 칸막이로 업무가 중복되고 조직이 고립화되는 관료적 사일로에서 벗어나기가 더 쉬워졌다고 그는 말한다.


그뤼나이스는 이에 동의하고 있다. "개발자가 처음에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비용은 전문가 수준의 긴밀한 대화 프로세스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보다 비용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운영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의 관점에서 솔루션이 생태학적으로 더 건전할수록 장기적으로 볼 때 경제적으로도 더 유리하다."고 그는 덧붙인다.


진정한 친환경 도시의 미래를 향한 여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복잡하고 정책 입안자와 업계 리더, 시민 개개인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아스펀 제슈타트와 같은 곳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는 것은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도시 채굴의 원칙을 수용하고 지속 가능한 교통 및 에너지 시스템을 우선시하며, 재사용과 자원 절약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도시는 다음 세대를 위해 탄력 있고 활기차며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생태계로 재건될 수 있다. 도심의 미래, 나아가 지구의 미래는 새로운 것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귀중한 자원에서 잠재력을 발견하는 건축가의 능력에 달려 있을 수 있다.

 


*로버트 셀리는 메릴랜드주 보위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 겸 편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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