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은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 Mark Smith
- 2024년 10월 21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월 15일
동물의 자기 통제적 사고 또는 인식 가능성에 대한 과학자 등의 탐구
*마크 스미스(Mark Smith)

카멜레온은 어느 정도의 자기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Shutterstock
일부 전문가들은 재미로 나무 공을 굴리는 꿀벌로부터 불안 증상을 보이는 가재에 이르기까지, 동물의 행동을 통해 동물이 실제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 짓는다.
철학자와 신경과학자, 환경보호론자, 생물학자 및 기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년 동안 이 논의에 참여해 왔으며, 2012년 케임브리지 의식 선언(Cambridge Declaration on Consciousness)이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많은 종류의 동물이 자제력이나 자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를 주장하는 문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2024년 4월, 290명의 학자와 과학자, 철학자가 모든 척추동물과 갑각류, 곤충 등 많은 무척추동물의 의식적 경험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뉴욕 선언을 발표하면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곤충에게도 의식이 있을까? ©위키미디어 게(갑각류)에게도 의식이 있을까? ©Pexels
이러한 발전은 사람들이 낚시와 농사 방법의 윤리부터 동물의 법적 보호와 권리 범위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제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의식이란 무엇일까?
논쟁의 가장 큰 난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의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토론토 요크 대학교의 동물의 마음 연구 위원장인 앤드루스 교수는 선언문의 정의가 매우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의식이라는 단어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약간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 선언문에서 우리는 고통, 쾌락, 더위, 배고픔 같은 것을 느끼는 능력인 지각이라는 의식 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크리스틴 앤드루스는 뉴욕 대학교의 환경과학자 제프 시보, 런던정경대학의 철학자 조너선 버치와 함께 뉴욕 선언을 주도한 세 명의 학자 중 한 명이다.
크리스틴 앤드루스 교수.
"선언문에서 우리는 고통, 쾌락, 더위, 배고픔과 같은 것을 느끼는 능력인 지각이라는 의식의 유형에 초점을 맞춘다."

의식의 일종인 지각에는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이 포함된다. ©Shutterstock
늘어나는 증거
뉴욕 선언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동물의 의식이라는 개념에 신빙성을 부여하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다.
2020년 연구에서는 까마귀로 하여금 머리의 움직임으로 시각적 인식을 표현하도록 훈련했다. 2021년 실험에서 문어는 통증을 피하고 통증 완화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갑오징어가 과거의 특정 사건에 대한 세부 사항을 경험 방법과 함께 기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땅벌이 놀이 활동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가재는 항불안제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불안과 유사한’ 상태를 보였다.

갑오징어는 과거의 특정 사건에 대한 세부 정보를 기억한다. 이 갑오징어는 몸에 위장을 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이러한 연구 결과의 증가로 인해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 의식의 본질과 확산에 대한 견해를 재평가하고 있다. 뉴욕 선언의 서명자 중 한 명인 아닌디아 ‘라나’ 시나 인도 국립고등연구원의 동물 행동 및 인지학 교수는 동물 의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시나 교수는 30년 동안 야생 보닛원숭이를 연구해 왔다. 그의 초기 연구 역시 땅벌의 행동생물학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어린 야생 보닛원숭이. ©위키미디어 아닌디아 ‘라나’ 시나 교수. ©Anindya Sinha
그는 동물의 행동 상호작용 또는 의사소통 관련 매우 복잡한 패턴을 관찰했다. 시나 교수는 이러한 관찰을 통해 동물들에게는 다른 동물의 본성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의 자기 인식이 존재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시나 교수는 행동 상호작용 또는 의사소통의 매우 복잡한 패턴을 관찰한 결과, 다른 동물의 본성에 대한 인식과 '일정 수준'의 자기 인식이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이 원숭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을까? ©pexels
시나 교수는 "이러한 메커니즘의 복잡성으로 인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특정 형태의 지각과 인식이 이들 개체들에게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앤드루스 교수는 돌고래와 오랑우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동물들에게 의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뱀의 후각에 의한 자기 인식에 관한 최근 연구를 그 예로 들었다.
그녀는 "나는 오랑우탄과 돌고래를 보던 방식으로 다른 동물들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행동과 생리학적으로 유사성을 발견했다. 이는 다른 동물들도 의식이 있다는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어미 돌고래와 아기 돌고래. ©Shutterstock
의식의 정도
시나 교수는 의식과 관련해 '의식이 있다, 없다'라는 이분법적인 관점이 현재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다. 대신, 그는 다양한 정도의 의식을 가정한다.
"나는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의사 결정 또는 다른 존재와의 상호작용에서 유사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의사 결정 또는 다른 존재와의 상호작용에서 유사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공유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각 프로세스의 복잡성과 특정 결정을 내리거나 특정 행동을 위해 사용되는 프로세스의 조합은 다를 수 있다.”
앤드루스 교수는 “나는 인간만의 고유한 내면의 언어로 각인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인간과 같은 내적인 의식이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나로서는 인간과 여타의 동물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능력과 같이 서로 공유되는 측면에 더 흥미를 느낀다.”고 밝혔다.
의견 또는 증거?
그러나 동물 의식에 관한 논의는 여전히 논란이 많으며, 한국 기초과학연구원의 인지신경과학자인 하콴 라우 교수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케임브리지 선언과 뉴욕 선언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The Earth & I (지구와 나)”에게 사람들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괜찮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을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말했다. "뉴욕 선언은 매우 분명하다. 주관적인 경험을 한다는 의미에서 의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곤충이 의식에 의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정의에 따라 곤충은 의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인용하는 증거는 곤충이 외부 자극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일 뿐, 이러한 반응이 주관적인 경험에 기반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고 있다."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적으로는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의견과 추측의 문제이다. 과학자로서 나는 잘 모르겠다.”
"특히 포유류와 영장류가 아닌 동물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실험이 필요하지만, 아직 중요한 실험이 수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특히 포유류와 영장류가 아닌 동물 [의식의] 증거가 매우 부족하다.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실험이 필요하지만, 아직 중요한 실험이 수행되지 않았다."
앤드루스 교수는 “현재로선 인간과 여타 비인간의 의식에 대해 과학적 증거가 아닌 철학적 증거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마음에 대한 회의는 물리학에서 외부세계에 대해 느끼는 회의와 같다"고 말하며, 과학적 결론은 아닐지라도 동물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동물 의식의 파급 효과
동물 의식이라는 개념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것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윤리적, 법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시나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의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나처럼 모든 유기체에 대해 존재할 권리, 생존할 권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윤리를 본질적으로 믿는 연구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드루스 교수는 동물에 대한 도덕적 접근을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책 입안자들은 동물을 법에서 지각 있는 존재로 인정하고 재산으로 취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이해관계 충돌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다양한 동물 등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기 전에는 올바른 윤리적 행동 방침을 정하려고 "너무 성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기린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픽사베이
"동물의 관점에서 먼저 사물을 바라보지 않으면 인간 중심적 사고의 오류를 범할 위험이 있다. 우리의 관심사가 모든 동물의 관심사는 아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새에게 중요한 것이 꿀벌에게 중요한 것과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앤드루스 교수는 이번 선언문 서명으로 인해 두 가지 변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째, '동물은 의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동물은 어떻게 의식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둘째, 정원에 있는 파리와 개미, 벌 등 우리 주변의 모든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무척추동물에 대한 복지 보호 정책도 확대되기를 바란다."

닭에게도 의식이 있을까? ‘육계 하우스’에 있는 병아리들. ©위키미디어
*마크 스미스는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의 가디언, BBC, 텔레그래프 및 잡지에 비즈니스와 기술부터 세계 정세, 역사,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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