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카테고리 : 생태계

악어: 경외심을 갖고 조심해서 접근하라

최종 수정일: 18시간 전

ㅡ변화하는 세계에서 회복 탄력성을 구축하는 생태계 설계자


 

*알리나 브래드퍼드(Allina Bradford)



에버글레이즈 악어. ©르네 페레르/펙셀스
에버글레이즈 악어. ©르네 페레르/펙셀스

미국 악어(Alligator mississippiensis)는 인간과 가축을 해칠 수 있는 최상위 포식자로서, 미국 전역에서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플로리다대학교 식품농업과학연구소 포트 로더데일 연구교육센터의 야생생물 생태학 교수인 프랭크 마조티(Frank Mazzotti)는 “악어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근거가 없다. 그들은 공격적인 짐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 포식자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거대한 파충류는 텍사스,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미시시피,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주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구성원이다. 실제로 악어는 '생태계 설계자'로 여겨지며, 그 본성이 주변 환경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키는 종(種)이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 및 기타 남부 습지에서는 악어가 '악어 구덩이'를 파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물의 흐름, 서식지의 가용성, 영양분 공급, 심지어 탄소 저장량까지 재구성한다.

이 거대한 동물들은 단순히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국립야생동물연맹에 따르면 평균 수컷 악어의 무게는 약 227kg(500파운드)이 넘고 최대 약 454kg (1,000파운드)까지 이를 수 있다. 갑옷을 입은 생태계 설계사로서 현재 미국에 서식하는  악어는 약 400만 마리이며 습지대에서 식물, 동물, 미생물의 생존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들의 행동이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악어의 가장 잘 알려진 특성은 자극을 받았을 때 드러나는 힘과 사나움이다. 헤비급 복싱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의 과장되고 유머러스한 자부심에서 이 특성이 드러난다. 즉, “나는 악어와 씨름했고, 고래와 싸웠다; 번개에 수갑을 채웠고, 천둥을 감옥에 가뒀다. 지난주만 해도 바위를 죽이고, 돌을 다치게 하고, 벽돌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나는 너무 사나워서 약도 아프게 만든다.”



악어 구덩이, 가뭄과 더위 속의 소형 피난처


악어 구덩이는 미국 남동부 대부분 지역에 흔한 석회암 기반암의 함몰부의 내부 찌꺼기를 악어들이 코와 발을 이용해 파내면서 만들어진다. 최대 6미터(20피트) 길이와 0.9미터(수 피트) 안팎의 깊이를 가진 이 큰 구덩이들은 건기 동안 습지 늪의 대부분이 증발해도 물을 담고 있다. 구덩이 속의 물은 악어들의 몸을 시원하게 유지하고 번식할 장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구덩이는 악어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뭄이 드는 기간에 수위가 낮아져 죽을 수도 있는 물고기, 거북, 뱀, 곤충, 새들에게 구덩이는 문자 그대로 생존의 거점이 된다. 물고기, 양서류, 수생 무척추동물은 이 구덩이에서 살게 되며 포유류, 거북, 그리고 왜가리, 백로 같은 새들은 이를 물 웅덩이이자 먹이를 찾는 장소로 이용한다.


악어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이들 구덩이는 동물들이 모여드는 장소가 되어 집중적인 먹이원을 제공한다. 이로 인한 부수적 효과는 극심한 더위와 건조한 환경으로 조건이 급변할 때마다 먹이사슬의 붕괴를 막는 소규모 피난처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악어는 단순히 구덩이를 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덩이를 만든 후에는 주둥이, 발톱, 꼬리를 이용해 퇴적물과 영양분을 이동시켜 연못이 식생으로 메워지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유지 관리 덕분에 악어 구덩이는 수십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악어는 구덩이를 파고 유지할 때 퇴적물을 휘저어 유기물을 재분배한다. 이 움직임은 특정 지역의 영양분 가용성을 높여 식물이 성공적으로 자랄 수 있는 위치를 변화시킨다. 구덩이는 또한 물을 여과하고 빠르게 흐르는 물의 속도를 늦춘다. 이는 자연적으로 물을 정화하고 침식을 방지한다.


큰 연갑거북을 잡아먹는 악어. ©Andrea Westmoreland/Creative Commons/Wikipedia
큰 연갑거북을 잡아먹는 악어. ©Andrea Westmoreland/Creative Commons/Wikipedia

악어가 생태계 공학자라는 추가 증거


악어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지형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 구덩이들만이 아니다. 그들은 둥지를 만들기 위해 진흙과 유기물로 큰 언덕을 조성한다. 이 둥지들은 최대 90㎝ 높이의 둔덕을 형성할 수 있으며, 홍수가 다시 찾아올 때 뱀, 거북, 땅에 서식하는 새 등 다른 동물들의 집이나 둥지로도 사용된다. 물 높이가 너무 높아지면 동물들은 '악어 언덕' 또는 '악어 정원'을 발 디딜 곳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 거대한 파충류가 헤엄치고 걷는 행위 자체도 습지대에 이롭다. 걸을 때 퇴적물을 휘저어 물이 고여 정체되는 것을 막고 적절한 산소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영양분을 혼합하여 물속으로 퍼뜨려 다른 종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한다. 미생물과 수생식물은 말 그대로 악어의 운동에 의존한다. 그 대가로 식물들은 물속 독소를 흡수하여 동물들이 마시기에 더 안전한 물을 만든다.


또한 중요한 점은, 늪 생태계를 활기차고 건강하게 유지함으로써 악어는 지구온난화 완화에 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25년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악어가 주도하는 서식지 구조와 먹이망 효과는 탄소 축적과 저장을 촉진하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탄소를 이산화탄소(대기 중 열을 가두는 가스)로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대신 물에 잠긴 토양에 저장하는 것은 지구온난화 감소를 의미할 수 있다.



왜 최상위 포식자가 중요한가


악어는 많은 담수 습지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다. 최상위 포식자는 먹이의 행동과 개체 수를 조절함으로써 생태계를 안정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는 더 나은 식생 패턴, 낮은 침식률, 개선된 수질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악어는 너구리를 먹어치우므로 너구리에게 먹히는 새 알의 수가 줄어듦으로써 새 개체 수가 안정화한다. 악어는 또한 설치류, 사슴, 토끼를 잡아먹어 초지(草地)가 과도하게 방목되는 것을 방지한다. 악어가 보호하는 물송이나무 군락, 수련 및 기타 수생식물은 다른 습지 동물들의 서식지가 된다.


다양한 연령대의 새끼를 데리고 있는 악어. ©Catholic 85/Creative Commons/Wikipedia
다양한 연령대의 새끼를 데리고 있는 악어. ©Catholic 85/Creative Commons/Wikipedia

악어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지표종'으로 불린다. 특히 플로리다 남부의 상징적인 에버글레이즈를 비롯한 습지의 복원은 그곳에 서식하는 수많은 식물과 동물 종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능력 여하에 달려 있다. 과학자들은 지표종이나 감시종을 활용해 모든 생명체가 얼마나 잘 공존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악어는 멸종 위기에 처할 정도로 사냥을 당했다. 적절한 보전 노력 덕분에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은 1987년까지 악어 수가 충분히 회복되어 더 이상 멸종 위기 종으로 계속 지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과학자들은 악어가 번성할수록 에버글레이즈(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자연습대인)도 함께 번성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장기적인 악어 모니터링은 에버글레이즈 복원사업에 생태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악어 개체 수가 부진하다면, 에버글레이즈 생태계도 마찬가지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악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보전 노력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사냥을 금지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방식이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조율된 규제, 서식지 보호, 집행 가능한 관리, 장기적 모니터링은 회복이 일시적인 급증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악어의 부활은 정책과 집행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그 보전 효과를 보여준다.



인간과 악어의 공존


습지가 축소·분열되며 해수면 상승과 개발 압력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간과 악어는 결국 더 좁은 공간을 공유하게 된다. 공존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공존을 개선하는 한 축은 어떻게 더 나은 대중 교육을 실시하고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느냐이다. 악어는 서식지에서 본능적으로 행동할 뿐이기 때문이다. 악어가 누군가의 뒷마당 울타리 뒤 배수로가 아닌 기능적인 서식지에서 살 수 있도록 습지 보전을 지원해야 한다.


플로리다 남부의 원주민 공동체는 악어 관련 보전과 교육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에버글레이즈는 미코수키족과 세미놀족의 정체성과 식물 및 동물과의 관계를 포함한 세대를 초월한 문화적 연결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원주민의 지식과 현대적 모니터링이 결합되면 장기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될 것이다.


요약하자면, 미국 악어는 습지 서식지를 끊임없이 '재구성'한다. 그들은 긁어모으고, 쌓아올리고, 압축하고, 재습윤시키는 방식으로 영양분의 위치, 토양 내 산소 이동 경로, 우점(優占: 점유지를 넓혀가는, 지배적인) 식물 종을 변화시킨다. 그들은 건설자이자 유지자이며 생태계 형성자이다. 그들의 구덩이는 가뭄 피난처 역할을 하며, 굴착과 둥지 짓기는 영양분과 식물 역학을 변화시킨다. 최근 연구는 그들의 존재가 연안 습지의 높은 토양 탄소 저장량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에버글레이즈 복원 진척도의 실질적 지표 역할을 하며, 그들의 회복 이야기는 조율된 보전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가 얻게 되는 교훈은, 기후변화에 강한 습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과 식물만 보호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주는 데 도움을 주는 이빨이 많은 공학자인 악어들 역시 보호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알리나 브래드퍼드는 CBS, MTV, USA 투데이,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에 기고해온 안전 및 보안 전문가이다. 현재 세이프와이즈 닷컴(SafeWise.com)의 편집 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