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 Jana Perez-Angelo
- 4월 19일
- 6분 분량
ㅡ 독특한 새의 지능과 사회적 '대화'에 관하여
*재나 페레즈-앤젤로(Jana Perez-Angelo)

북미 전역에서 까마귀 떼는 고속도로와 강, 주택가를 가로질러 놀라운 정확성을 보이며 그들이 좋아하는 쉼터로 모여들고, 물결처럼 내려앉는다. 처음에는 10여 마리, 그다음 수백 마리, 수천 마리로 늘어나 결국 나무 전체가 생명의 맥박이 뛰는 것처럼 보인다. 대기는 까악거리는 소리, 삐걱거리는 소리, 덜거덕거리는 울음소리의 합창으로 가득 찬다.
사람의 귀에는 그 소리가 거의 압도적으로 들린다. 훈련되지 않은 눈에는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겉보기에 무질서한 이 모습 속에는 질서가 숨어 있다.
이러한 집결의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겨울이 봄으로 접어들면서, 까마귀 떼의 대규모 집단 서식처가 흩어지기 시작한다. 코넬 조류학 연구소(Cornell Lab of Ornithology)에 따르면, 까마귀들은 집단생활에서 자기 영토를 지키는 짝짓기 생활로 전환한다. 4월과 5월이 되면 그들은 둥지 짓기, 알 품기, 새끼 기르기에 몰두한다. 둥지를 틀며 고립되기 전에는 모임이 있다. 번식하기 전에 집합하는 것이다. 이 집단적 모임에서 펼쳐지는 모든 일은 조용히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지 능력
까마귀, 특히 미국 까마귀(Corvus brachyrhynchos)는 현재까지 연구된 새들 중 인지 능력이 가장 뛰어난 종(種)에 속한다. 발표된 연구들은 까마귀과(까마귀, 갈까마귀, 까치, 꿩까마귀 등을 포함하는 조류과)의 고도로 발달된 추론 및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는데, 이는 한때 영장류만의 고유한 능력으로 여겨졌던 특성들이다. 이러한 사실은 까마귀가 먹이 활동을 할 때 유연한 통계적 추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고 있다. 이들은 경험에 기반한 확률적 정보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하며, 이는 이전에는 주로 인간과 일부 포유류에서 관찰되던 현상이었다.
하지만 인지 능력은 단순히 행동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까마귀는 개별 인간의 얼굴을 인식한다.
예를 들어, 워싱턴대학교의 존 마즐러프 교수는 야생 까마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교수와 연구진이 “위협적인 표정”으로 그려진 가면을 쓰고 5곳의 다른 장소에서 여러 마리의 까마귀를 포획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연구진은 모든 새에게 다리 밴드를 채운 뒤 풀어주었다.
거의 3년 동안 마즐러프 교수와 동료들은 주기적으로 같은 무서운 가면을 쓰고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때로는 그 지역의 까마귀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 마즐러프 교수는 2010년 『동물행동, Animal Behaviour』에 게재된 연구논문에서 “포획 이후, 까마귀들은 험악한 가면을 쓴 사람들에 대해 체격, 나이, 성별, 걸음걸이가 다른 사람들조차도, 심지어 군중 속에 있을 때조차도 일관되게 거친 울음소리를 내며 항변하고 몰아붙였다.”고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인식이 해당 사람을 직접 만난 적이 없는 까마귀들에게까지 퍼져 있었다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으로 전파되고 문화적으로 공유된 지식의 수준을 시사한다고 연구는 밝혔다(아래 동영상 참조).

까마귀는 정보를 전달할까?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무작위적인 소음이 아니라 구조화되어 있고 의미가 있다는 주장을 강력히 뒷받침해 주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 까마귀과 새들의 음성 의사소통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에 따르면, 울음소리는 종종 포식자의 종류, 먹이의 가용성, 개체의 신원 등 종을 초월한 생태적·사회적 정보를 담고 있으며, 집단 결속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듀본 협회(Audubon Society)는 이러한 발성이 상황뿐만 아니라 개체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까마귀 집단 내에 방언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실제로 인간의 귀에는 구별되지 않는 합창처럼 들리는 소리가, 사실은 다층적인 정보 교환일 수 있다.
연구자들은 까마귀 울음소리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광범위한 범주로 분류했다:
위협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경보 소리
근거리 상호작용에 사용되는 사회적 울음소리
집단의 결속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접촉 소리.
이러한 패턴들을 종합해 볼 때, 까마귀의 의사소통은 표현력이 풍부하면서도 기능적이며, 주의를 집중시키고, 행동을 조율하며, 개체 간에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집단 휴식처와 집단공격
대규모 까마귀 모임의 목적을 더 잘 이해하려면 전문가의 통찰을 바탕으로 추측을 뒷받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 가지 핵심적인 질문은 대규모 까마귀 모임이 주로 의사결정, 정보교환, 아니면 사회적 유대 형성에 기여하는지 여부다.
마즐러프 교수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이러한 집합은 “짝을 찾는 개체들이 모임에서 짝을 찾을 수 있듯이 사회적 유대감을 증진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이것은 포식 위험을 줄이고, 먹이가 무제한이거나 방어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공동으로 먹이를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과학적 증거에 따르면,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며, 여기에는 개별 인간의 얼굴을 구별하고 기억하는 능력도 포함된다고 한다. 까마귀 무리는 소위 ‘집단공격(mobbing)’을 통해 위협에 대응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 무리의 까마귀떼가 포식자를 괴롭혀 둥지 근처에서 쫓아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마즐러프 교수는 “집단공격의 울음소리는 개체들이 인지된 위험 주변으로 모여들게 한다.”며 “새로운 위험은 집단에 합류하거나 직접 집단반격을 가함으로써 학습될 수 있다. 이는 위험한 사람에 대한 학습을 기록한 우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말한다.
마즐러프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까마귀들은 둥지터가 아닌 “위험이 발생한 장소에, 몰려들기”로써 위험에 대처하는 것을 학습한다.
이 차이는 미묘하지만 중요하다. 둥지터가 의도적인 ‘정보 공유 센터’ 역할을 하지는 않을지라도, 특히 긴급한 순간에 정보가 적극적으로 공유되는 더 광범위한 체계 안에 존재한다. 까마귀는 환경적 단서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직접 배우며, 이를 통해 무리 내의 생존 능력과 집단 지성을 모두 강화한다.
공동 서식지가 정보 공유 및 음성 의사소통의 허브 역할을 한다는 개념은 『Animal Behaviour』 저널에 실린 연구를 포함하여 행동생태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탐구되어 왔다. 명시적인 대화가 없더라도, 단순히 목격하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정보가 집단 내에서 전달될 수 있다.
사운드스케이프 해독
까마귀의 의사소통을 이해하는 것은 동물행동 연구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가 되었다. 마즐러프 교수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과거 단순히 소음으로 치부되었던 것들을 해독하기 위하여 음향 녹음, 이동 추적, 컴퓨터 분석의 결합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코넬 크로니클(Cornell Chronicle)의 자료는 까마귀의 발성이 얼마나 다양하고 상황에 민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중 매체의 일부 해석은 인간과 유사한 언어의 존재를 시사하지만, 현재의 증거는 보다 현실적인 결론을 뒷받침한다. 즉, 까마귀의 의사소통은 구조화되어 있고 유연하며, 인간이 정의하는 문법보다는 생태적·사회적 필요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까마귀의 지능은 인간의 뇌와 다르면서도 유사한 뇌 구조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포유류와 달리 조류는 층을 이룬 신피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까마귀의 인지 능력은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감각 및 인지 변수를 인코딩하여 일종의 조류 '중앙 집행부' 역할을 하는 후측 측두피질(NCL)과 같은 뇌 구조에서 비롯된다.
도구 사용과 작업 기억의 기초가 되는 신경 과정을 포함한 연구에 따르면, 조류는 포유류의 전두엽 영역과 기능이 유사한 회로를 활용하며, 이는 계획 수립, 추상화, 행동의 유연성과 같은 고차원적 인지 기능을 뒷받침한다.
문화와 집단 지능
까마귀는 단순히 개체로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집단으로서 배운다. 위협, 먹이원, 행동에 대한 지식은 무리를 통해 전파되고 세대를 넘어 지속된다. 연구자들은 이를 점점 더 ‘문화 전승’이라고 묘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집단에서 이러한 개체적 지능은 더 광범위한 차원으로 확장된다. 단순한 규칙에서 조화가 발생하는 곤충 떼와 달리, 까마귀 무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집단적 결과를 형성하는 개체들로 구성된다. 그 결과 유동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형태의 집단 지성이 탄생한다.
도시는 이러한 지능이 펼쳐지는 예상치 못한 무대가 되었다. 오듀본 협회가 지적했듯이, 까마귀는 도시 생활에 놀라울 정도로 잘 적응했다. 그들은 교통 흐름을 활용하고, 소음과 경쟁하기 위해 울음소리를 조절하며, 인간이 만들어낸 먹이원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그들은 단순히 회복능력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으로부터 배우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AI와 까마귀 울음소리의 숨겨진 패턴
연구자들이 까마귀 의사소통의 복잡성을 파헤치려고 애쓰는 가운데, 일부 연구팀은 방대하고 잡음이 많은 데이터 세트를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도구, 즉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이 유튜브 영상에 소개된 공개 사례 중 하나인 '지구 종(種) 프로젝트(Earth Species Project)'와 스페인 레온대학교의 두 연구원 간의 협업은, 인간의 지각을 넘어서는 패턴을 감지하도록 설계된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수천 시간에 달하는 까마귀 울음소리 녹음 자료를 입력하는 작업을 포함했다.
일부 선정적인 해석은 과장된 면이 있지만, 핵심적인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AI는 인간의 존재, 먹이 발견, 위험의 접근과 같은 특정 사건과 연관된 반복적인 음향 패턴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알고리즘 청취를 통해 까마귀 집단 내의 구조화된 발성 패턴을 밝혀낸 과정을 다룬 영상 '과학자들이 AI를 활용해 까마귀 소리를 해독하다(Scientists Used AI to Decode Crow Sounds)'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 영상은 PBS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네이처 비디오(Nature Video)에 의해 방영되었다.
이 알고리즘은 특정 상황에 해당하는 반복적인 소리 순서를 식별함으로써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사회적·생태적 압력에 의해 형성된 상황 정보를 담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실생활 속 까마귀의 지능
까마귀는 놀라울 정도로 지능이 뛰어나며, 그 인지 능력은 종종 7세 어린이의 능력과 비교되기도 한다. 까마귀는 수년 동안 얼굴을 기억하고, 죽은 동료의 '장례식'을 치르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고 만들며, 견과류를 깨기 위해 이들을 차도 위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까마귀는 원한을 품고 그 사실을 다른 개체들에게 알리기도 한다. 그들의 지능은 더 나아가 인간의 말을 흉내 내고, 교통신호를 이해하며, 관찰자를 속이고, 서로 협력하여 포식자를 쫓아내며, 지식을 대대로 전수하기도 한다.
또한 생물학, 해양학 및 일반 과학 주제를 다루는 교육용 유튜브 채널 '리얼 사이언스(Real Science)'의 영상 <까마귀가 7세 인간만큼 똑똑한 이유>는 영장류의 지능에 필적하는 문제해결에 대한 실험과 도구 혁신을 보여준다. 실험실과 현장 모두에서 관찰된 이러한 행동들은 까마귀가 추상적 추론, 계획 수립, 사회적 학습이 가능함을 강조하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까마귀는 지구상에서 가장 지능이 뛰어난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전 생태학 교수 마크 베코프는 환경교육가 줄리 몰리와의 대담에서, 까마귀와 같은 도시 야생동물의 뛰어난 지능을 인정하는 것은 기존의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위계 구조에 도전장을 던지며, 우리의 관계를 '해충 관리'에서 윤리적 공존으로 전환시킨다고 말했다.
몰리는 2023년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인식은 비살상적 관리의 길을 열어준다고 암시했다. 예를 들어, 까마귀가 수년 동안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거나 특정 위협을 동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치명적인 개체 수 조절은 단순한 개체 수 관리 수단이 아니라 지각력이 있고 사회적인 존재를 제거하는 행위가 된다. 이러한 새로운 이해는 도시 계획이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인지적 필요를 고려하는 ‘공유 공간’ 윤리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까마귀의 지능을 인정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핵심 종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까마귀는 단순히 생태적 틈새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를 가지고 그 공간을 탐색한다. 따라서 비록 털이 없고 네 다리가 없더라도, 까마귀는 소중히 여겨져야 할 존재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만약 우리 주변의 야생동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그들에게 (우리의 행동이) 감지되고 있다면, 이로 인해 우리 집 뒷마당에서 우리가 해왔던 행동방식을 바꾸어야 할까?
*재나 페레즈-앤젤로는 덴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다학제적 크리에이티브 및 디지털 전략가로,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목적 지향적 콘텐츠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Relevant Magazine』, 『Medium』, 『Faithful Life』 등에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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