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카테고리 : 교육

뜻으로 새겨보는 ‘자연 사랑’의 언어들

ㅡ ‘Friluftsliv’(자연-야외로 나감) 에서 ‘the Symbiocene’(공생의  시대) 까지 친환경 단어의 고찰




‘프리루프트슬리브(Friluftsliv)’와 같은 단어는 자연 속에서 야외생활을 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Pexels
‘프리루프트슬리브(Friluftsliv)’와 같은 단어는 자연 속에서 야외생활을 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Pexels

언어는 현실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자연으로 나간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 friluftsliv ”라는 단어를 쓴다.(발음: 프리-루프트-슬리브( Friluftsliv)는 “야외생활”로 번역된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에서는 자연을 존중하는 한, 사람들이 거의 어디서나 프리루프트슬리브(산책이나 캠핑)를 즐길 수 있다. 기업 문화는 직원들이 근무시간 중에도 야외로 나갈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기준을 유지한다. 프리루프트슬리브를 장려하기 위해 스웨덴과 핀란드의 기업들은 야외 스포츠 활동 및 장비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프리루프트슬리브는 종종 '알만스레텐(allmansrätten)'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되는데, 이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권리”를 의미한다. 자연에 대한 접근은 문화의 당연한 일부이므로, 자연 공간은 필수적이다. 게다가 스웨덴에는 “나쁜 날씨는 없다, 나쁜 옷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비와 같은 특정 기상조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사람들이 어떤 날씨에도 야외활동을 즐기도록 장려한다.


영어에는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단어나 표현이 없다. 대신 많은 미국인들은 비가 오는 날 밖에 나가면 감기에 걸린다는 속설을 들으며 자란다. 이러한 어휘의 차이는 중요하다. 이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얼마나 우선시하는지, 자연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생태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준다.


제네바대학교 스위스 정서과학센터 선임 언어학 연구원인 크리스티나 소리아노 박사는 “이러한 단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우리와 자연의 관계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다른 언어에서 온 단어 채택


소리아노 박사는 언어와 은유가 어떻게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문화 간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연구한다. 그녀와 동료인 심리학자 토비아스 브로슈는 제네바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2023년 기후변화 전시회 ‘Tout contre la terre’(지구 가까이)에 참여했다. 이 전시회는 기후변화 과학을 다루었지만, 특히 관람객의 감성적 반응을 이끌어내도록 기획되었다.


소리아노 박사는 『The Earth & I』(지구와 나)>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감정을 위한 언어를 연구한 적은 있지만, 기후위기 맥락에서 감정을 위한 언어를 다룬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어떻게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지—그것이 다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속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생겨난 단어들에 대해서도 많은 유용한 것을 배웠다.”  


소리아노 박사는 앞서 언급한 스칸디나비아어 표현들처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여러 단어와 문구에 매료되었다. 그녀가 강력하다고 느낀 또 다른 표현은 멕시코 라라무리 부족에서 유래한 “이위가라(Iwígara, 발음: 이-위-가-라)”였다.



야자나무 잎으로 머리띠를 엮고 있는 라라무리족 여성. ©istock
야자나무 잎으로 머리띠를 엮고 있는 라라무리족 여성. ©istock

이위가라는 다른 동물, 식물, 심지어 풍경과 같은 자연 속의 비인간 존재들을 가족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방식을 나타낸다. 이는 “대지의 어머니”와 같은 영어 표현을 넘어, 이러한 모든 자연적 형태들의 상호 연결성을 상징한다. 민족식물학자 엔리케 살몬은 2020년 저서 『이위가라: 식물과 인간의 친족 관계(Iwígara: The Kinship of Plants and People)』를 통해 영어권 세계에 이 단어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 개념은 우리 같은 영어 사용자에게는 낯선 것이다!” 소리아노는 말한다. “우리는 '어머니 자연'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다른 공동체들만큼 깊이 뿌리내리지는 못했다.”


다른 문화권에서 이미 발전된 단어들을 활용함으로써 영어 사용자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더 잘 개념화할 수 있게 된다. 그녀는 영어가 이미 다양한 언어의 뒤범벅인 만큼 몇 가지 더 추가하는 게 어떠냐고 지적한다.



영어 어휘의 확장


무언가를 묘사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는 것은 감정을 더 잘 조절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둘러싼 개인적·사회적 틀을 발전시킬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인간의 환경 파괴를 의미하는 '에코사이드(ecocide)'라는 용어는 1969년에 처음 사용되었다. 에코사이드는 이제 많은 국가에서 공식적인 법률 용어가 되었으며, 국제형사재판소에서 기소 가능한 새로운 범죄로 지정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에코불안(eco-anxiety)'이라는 용어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발생하는 특정 형태의 불안을 정의한다. 이 용어를 통해 심리학자들은 환자들이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과 전략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우주에서 바라본 중부 유럽의 산림 파괴. ©위키미디어
우주에서 바라본 중부 유럽의 산림 파괴. ©위키미디어

생태철학자 글렌 알브레히트는 2019년 저서 『지구의 감정: 새로운 세상을 위한 새로운 단어들』에서와 같이, 인간이 지구에 가하는 행위와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들을 사람들이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용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용어에는 ‘심비오세(Symbiocene), ‘솔라스텔지아(solastalgia, 환경의 변화, 훼손, 상실로 인한 고통이나 향수병)’, 그리고 ‘테라퓨리(terrafurie, 지구에 대한 분노/격노)’가 포함된다.


알브레히트는 2019년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 기사에서 마크 베코프 박사에게 “세상이 강력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글로벌 맥락에는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단어가 필요하다.”


‘심비오세(Symbiocene, 共生世)’는 현재의 지질학적 시대나 시기를 설명하는 용어인 ‘안트로포세(Anthropocene, 人類世)’에 이어 그가 제안한 후속 용어이다. ‘anthro-’ 접두사는 인간을 의미한다(인류학의 anthro-를 생각해 보라).


이 용어는 인간이 지구 시스템의 작동방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지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대를 묘사한다. 이 용어가 공식적인지 여부와 안트로포세의 시작 시점에 대해 지질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지만, 많은 지질학자들은 산업혁명 시기, 즉 인간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을 때 지구가 홀로세(Holocene)에서 안트로포세로 전환되었다고 생각한다.


'심비오세(Symbiocene)'의 '심비오(symbio)'는 '공생(symbiotic)'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됐다. 알브레히트는 인간이 자연과의 관계를 파괴적이고 착취적인 관계에서 상호 유익한 관계로 전환할 때 지구가 안트로포세(인류세)에서 심비오세(공생세)로 넘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이는 먼 미래의 목표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들에게 추구할 목표를 제시해 준다.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어가는 단어들


‘심비오세’와 같은 새로운 단어들은 사람들이 현재의 감정과 문제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미래를 꿈꿀 기회를 제공한다. 솔라펑크(solarpunk)—각각 증기나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사회를 묘사하는 ‘스팀펑크(steampunk)’와 ‘사이버펑크(cyberpunk)’의 개념을 차용한 미래사회—는 지속 가능성, 기술, 인프라, 그리고 자연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실천을 바탕으로 구축된 세상을 그린다. 솔라펑크의 세계관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1984년작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나 마블 스튜디오의 2018년작 《블랙 팬서》와 같은 영화에서 이미 엿볼 수 있다.



솔라펑크는 지속 가능한 건축의 한 예인 ‘어스십(Earthships)’에서 실질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위키미디어
솔라펑크는 지속 가능한 건축의 한 예인 ‘어스십(Earthships)’에서 실질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위키미디어


새로운 단어들이 유행하며 다양한 환경 주제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문용어처럼 굳어질 위험도 있다. 소리아노는 단어가 너무 과학적으로 들리거나, 발음하기 어렵거나,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리아노는 “우리가 사회에 이 새로운 단어들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면, 그 단어들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다른 문화와 언어의 단어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 단어들은 공감할 수 있고 가치 있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언어 밖을 내다보고 다른 문화들이 사물을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사용하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리아노는 제안한다.


그녀가 즐겨 쓰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비영어 단어는 스페인어 ‘일루시온(ilusión)’이다. 이 단어는 영어로 ‘일루전(illusion, 환상)’으로 직역될 수 있지만, 그 의미는 그 이상으로 깊다.


“일루시온은 그것이 실현될 확률과 상관없이 미래의 무언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라고 소리아노는 설명했다. “확실한 무언가를 기대하는 일루시온일 수도 있고, 일어나기를 바라는 무언가를 기대하는 일루시온일 수도 있다. 같은 단어다. [어느 쪽이든] 당신은 그 안에서 기쁨을 느끼며, 만약 혹은 언젠가 그것이 일어난다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기쁨을 만끽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에게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부정적인] 수치들 속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수치를 따져보면 꽤 비관적이다. 일이 잘 풀릴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 그건 너무나도 큰 손실이니까.”


어떤 면에서 ‘일루시온(ilusión)’은 ‘급진적 낙관주의’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는 영국 가수 두아 리파의 앨범 제목이 아니라(비록 그 앨범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긴 하지만), 긍정적 결과가 항상 가능해 보이지는 않을 때조차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믿는 철학이다. 급진적 낙관주의는 단순히 희망하는 것보다 더 적극적이고 증거에 기반한 선택에 가깝다.


소리아노는 급진적 낙관주의와 유사하지만, ‘일루시온’은 스페인어 원어민에게 더 깊은 의미를 준다고 말한다. ‘일루시온’은 더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선사한다. 2023년 아르헨티나 연구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이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인 미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그려보는 방식이다.


소리아노는 “승률이나 숫자 같은 것들은 미리 느끼는 기쁨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며, 그래야만 내면의 동기를 북돋을 수 있다.”고 말한다.

 


*베키 호그 환경 전문 프리랜스 기자이다. 그녀의 기사는 웹사이트 beckyhoag.com과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com/beckispher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