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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지구온난화

해양의 ‘컨베이어 벨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ㅡ 지구온난화로 대서양의 거대한 해류가 달라지고 있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의 일부를 이루는 표층 해류(실선)와 심층 해류(점선)가 표시된 북유럽 해역 및 아극지 분지의 지형도. 선의 색상은 대략적인 수온을 나타낸다. R. 커리,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Science/USGCRP/위키백과/CC BY 3.0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의 일부를 이루는 표층 해류(실선)와 심층 해류(점선)가 표시된 북유럽 해역 및 아극지 분지의 지형도. 선의 색상은 대략적인 수온을 나타낸다. R. 커리,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Science/USGCRP/위키백과/CC BY 3.0 

대서양에는 대륙 전체의 기후를 형성할 만큼 강력한 순환체계가 존재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체계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멕시코 만류(灣流, Gulf Stream: 멕시코 난류와 플로리다 해류, 북대서양 해류로 이루어짐)와 그 일부를 이루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은 따뜻한 표층수를 북쪽으로 운반하고, 더 차갑고 밀도가 높은 물을 심해 경로를 통해 남쪽으로 되돌려 보낸다. 지구온난화—특히 그린란드 빙상을 녹이고 있는 현상—가 이 거대한 시스템을 움직이는 물리적 힘을 교란시키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2026년 연구에서 인용된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이로 인한 영향은 전 지구적 차원에 이른다.  AMOC가 약화되면 유럽의 기온이 변하고, 강수량과 몬순 패턴이 바뀌며, 해양 생태계와 어업이 교란되고, 농업 생산성이 감소하며, 미국 동부 해안을 따라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할 수 있다.


이 순환이 얼마나 빨리 약화될지, 그리고 이번 세기 내에 실제로 붕괴될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연구진은 2026년 8월 연구에서 AMOC가 “강한 상태를 유지했다.”며 특정 상황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한 가지 점에 대해 점점 더 의견을 모으고 있다. 바로 AMOC가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파악하는 것이 시급한 기후 문제로 대두되었다는 점이다.


전 세계를 둘러싼 거대한 해류 네트워크의 일부인 AMOC의 방대하고 복잡한 순환 패턴은 물의 밀도, 온도, 바람, 염분, 수심과 같은 물리적 특성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추진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작용하여 지구 전역에 걸쳐 해수의 이동을 일으킨다. 이 과정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중요성은 전 지구적이다.


그러나 다른 수많은 강력한 자연의 힘과 마찬가지로, 이 해류 역시 인간 활동의 영향에 취약하다. 과학자들은 20년 넘게 AMOC를 관측해 왔다. 방법론, 모델, 측정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합의가 있다. 바로 AMOC가 둔화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언젠가는 완전히 멈출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지구 기온의 상승이다. AMOC가 중단될지, 언제 중단될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해류의 속도가 다소 느려지는 것만으로도 지구 기후, 자연환경, 그리고 인류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MOC란 무엇인가?


이 해류는 적도 부근의 따뜻한 열대 해역에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연안의 아극지방 북대서양 해역에 이르기까지 뻗어 있는 염도와 온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다. 이 과정은 물리학과 화학의 기본 법칙에 의해 추진된다.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지구 및 대기과학 교수인 수잔 로지어(Susan Lozier) 박사는 “AMOC를 이해하려면 밀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염분이 높은 물은 담수보다 밀도가 높다. 또한 차가운 물은 따뜻한 물보다 밀도가 높다. 두 물 모두 더 담수이거나 더 따뜻한 물을 만나면 가라앉는다.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피오르드해역 위로 빙산 아치가 우뚝 솟아 있다. 이 지역의 급속히 녹아내리는 빙하들은 매일 북대서양으로 담수를 쏟아붓고 있다. 필리포 살비오니/Unsplash
그린란드 일루리사트 피오르드해역 위로 빙산 아치가 우뚝 솟아 있다. 이 지역의 급속히 녹아내리는 빙하들은 매일 북대서양으로 담수를 쏟아붓고 있다. 필리포 살비오니/Unsplash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물은 층을 이루게 된다.”고 로지어 교수는 말했다. 염분과 온도의 차이는 “대류를 일으킨다.”


북쪽에서는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이 가라앉아 '북대서양 심층수'로 알려진 물줄기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열대지방과 남대서양에서 온 따뜻한 표층수가 북쪽으로 끌려 올라온다. 이 물들이 서서히 북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차가운 심층수는 그 아래로 남쪽으로 이동한다. 북쪽에서는 따뜻한 물이 결국 차가워져 가라앉는 반면, 남쪽에서는 차가운 심층수가 따뜻해져 떠오른다. 이는 수천년 동안 지속되어 온 해양의 지속적인 순환, 즉 대류 현상을 촉진한다.


그러나 현재 전 지구적 기후가 점차 따뜻해짐에 따라, AMOC를 추진하는 바로 그 밀도 원리가 오히려 AMOC에 역효과를 내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북대서양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있는 것이다. 따뜻한 물은 가라앉지 않는다. 게다가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북극의 빙하가 엄청난 속도로 녹아 담수를 바다로 쏟아붓고 있다. 담수는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기 때문에 역시 가라앉지 않는다.


북쪽 바닷물의 침강 속도가 느려지면, 남쪽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대류 현상도 둔화된다. 따라서 기온 상승과 염분 농도 감소가 맞물리면서, AMOC가 순환할 수 있게 해주는 물리적 조건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결과


AMOC는 바닷물 온도와 대기 온도를 좌우하며, 이는 다시 전 세계의 기후, 자연 생태계, 인간 사회 및 거주환경에 영향을 미다. 만약 AMOC가 느려지거나 멈춘다면, 이러한 시스템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그 영향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피터 디틀레우센(Peter Ditlevsen) 박사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닐스보어연구소(Niels Bohr Institute)의 교수로 얼음, 기후, 지구의 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해양과 대기 조건 간의 한 상관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해수면 위쪽의 6미터는 지구 대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해양 온도가 대기 온도를 결정한다.”


그는 이에 대하여 바다의 최상층이 지구 대기 전체만큼이나 많은 열에너지(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바다는 대기에서 열을 흡수한 뒤 이를 매우 느린 속도로 다시 대기로 방출한다.

이러한 역학 관계가 기후를 좌우하며, 이는 대륙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AMOC가 북쪽으로 이동하며 따뜻한 표층수를 고위도로 운반함에 따라 따뜻한 공기도 함께 이동하여 그 경로를 따라 육지의 기후를 형성한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한 마을을 둘러싼 비옥한 농경지. AMOC가 약화되면 농업 활동을 저해할 정도의 한파가 유럽에 찾아올 수 있다. Armands Brandts/Unsplash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한 마을을 둘러싼 비옥한 농경지. AMOC가 약화되면 농업 활동을 저해할 정도의 한파가 유럽에 찾아올 수 있다. Armands Brandts/Unsplash

예를 들어, 대서양을 따라 위치한 유럽 국가들의 비교적 온화한 기후는 AMOC 덕분이다. AMOC가 없다면 이 지역들은 훨씬 더 추워질 것이다. “스칸디나비아는 알래스카와 더 비슷해질 것이다.”라고 디틀레우센은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와 알래스카는 대략 같은 위도에 위치하지만, 기후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래스카는 훨씬 더 혹독하고 추운 겨울을 보낸다. 이러한 차이는 AMOC에 기인한다.


만약 AMOC의 흐름이 느려지거나 멈춘다면, 이 따뜻한 바닷물과 그로 인해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의 흐름도 약해지거나 중단될 것이며, 유럽 대륙의 기온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이로 인한 결과는 재앙적일 수 있다. “우리는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슈테판 람스토르프 박사는 2026년 5월 예일환경360(YaleEnvironment360)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람스토르프 박사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의 해양물리학 교수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1만2000년 전에 끝난 마지막 빙하기 이후 AMOC가 유사한 둔화 현상을 겪었음을 시사하는 데이터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녹아내린 모든 얼음은 엄청난 양의 담수를 바다로 쏟아부었으며, 과학자들은 AMOC에 대해 이와 동일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이 현재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지난번 AMOC가 둔화되었을 때 유럽의 상당 부분이 다시 빙하기와 유사한 환경으로 돌아갔다. “그 영향은 고(古)기후 기록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극심한 사례의 하나이다.”라고 람스토르프 교수는 말했다.


현대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영향은 광범위할 것이며, 기온 하락은 그중에서도 가장 사소한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적도 지역과 북극 지역 간의 기온 차이가 확대되면 훨씬 더 격렬한 폭풍과 기후 불안정이 초래될 것이다. 생육 기간이 짧아지고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 농업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유럽 전역에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해류 순환의 교란은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쳐 어업이 붕괴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AMOC에 의해 유지되는 몬순 패턴의 변화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가뭄과 물 부족을 초래할 것이다. AMOC가 정체되면 대서양에 따뜻한 물이 역류하여 미국 동부 해안선의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것이며,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주민이 이주해야 할 수도 있다.




'콜드 블롭'과 '임계점'


회의론자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마치 종말론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데이터는 설득력이 있다.


이 영상에서 독일의 기후 과학자 람스토르프 교수는 AMOC 약화가 초래할 수 있는 파급 효과를 설명한다.


2015년, 람스토르프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20세기 대서양 대순환의 이례적인 둔화(Exceptional twentieth-century slowdown in Atlantic Ocean overturning circulation)”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북대서양의 뚜렷한 냉각 지역”의 존재를 기술했는데, 이는 현재 많은 이들이 “콜드 블롭(cold blob)”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람스토르프 교수와 동료들은 20세기, 특히 1970년 이후 AMOC의 약화로 인해 이러한 냉각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다른 노력들도 진행 중이다. 셰인 엘리포트는 마이애미대학교 해양과학과의 부교수다. 물리해양학자인 그는 관측 데이터와 모델링 데이터를 활용해 AMOC를 연구하고 있다. “모든 모델이 AMOC의 약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엘리포트는 '자오선 대순환 및 열유량 어레이(MOCHA)'로 알려진 프로젝트의 주요 연구원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서양 중부 해역에 설치된 일련의 계류장치에 고정된 계측기와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다.


엘리포트 연구원에 따르면, MOCHA와 협력 연구기관들이 수집한 측정 결과, 지난 20년 동안 AMOC가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공과대학의 로지어 박사는 이러한 협력 연구기관 중 한 곳의 선도적인 과학자이다. 그녀는 2024년 TED 강연에서 자신의 프로젝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연에서 그녀는 청중들을 안심시켰다. “좋은 소식은 대순환(AMOC)이 2100년 이전에는 붕괴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AMOC가 언제, 그리고 과연 붕괴될지에 대한 의문은 이른바 '임계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는 AMOC의 붕괴가 시작된 시점이며, 이 지점을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다.


디틀레우센 박사는 이를 루니 툰즈의 '로드 러너' 만화에 등장하는 와일 E. 코요테 캐릭터에 비유한다. 코요테는 절벽 끝으로 달려가지만, 아래를 내려다보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는 이미 그 길로 들어서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말한다.


그다지 극적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엘리포트 연구원에 따르면 “AMOC의 붕괴는 그 속도 저하만큼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실제 임계점에 대해 그는 “이는 여전히 연구가 필요한 문제”라고 덧붙인다.


AMOC에 관해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주목할 만한 패턴과 문제가 존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를 무시할 경우, 우리 세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미래 세대에게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디틀레우센 박사는 “해결책은 지구온난화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지적하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MOC 붕괴에 대해 “아직 상황을 되돌릴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릭 레이즈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다. 그는 에너지 효율과 혁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10년 넘게 재생 가능 에너지 및 관련 주제를 취재해 왔다.


저자는 셰인 엘리포트 박사, 수잔 로지어 박사, 피터 디틀레우센 박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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