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헬스’를 홍보하는 아일랜드의 파도타기 챔피언
- Natasha Spencer-Jolliffe
- 6월 23일
- 6분 분량
ㅡ 이스키 브리튼이 ‘블루 스페이스’ 과학을 세계와 공유하는 이유

파도타기나 물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누구나 “바다는 치유력이 있다.”고 말할 것이다. 바닷물, 파도와 조수의 리듬, 심지어 탁 트인 바다의 고요함까지 모두 치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바다의 힘에 대한 일화적인 지식에 불과했던 것들이 이제는 '블루 헬스(blue health)' 또는 '블루 스페이스(blue space)' 과학으로 알려진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고 있다.
서퍼(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물이 주는 보살핌에 인간이 보답해야 할 필요성을 특히 잘 알고 있다. 매일 플라스틱 쓰레기와 얽힌 어구와 마주하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서퍼들이 수생 생태계를 보호하고 강과 바다의 환경이 모두를 위한 치유의 원천으로 남을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고 있다.
‘블루 헬스’ 연구의 발전

아일랜드 파도타기 챔피언으로 5회나 우승을 차지한 과학자이자 사회생태학자인 이스키 브리튼에게 바다는 단순한 여가활동의 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이다. 바다는 그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연구에 영감을 주었으며, 사람과 수생환경 간의 더 건강한 유대관계를 위한 그녀의 옹호활동에 동기를 부여해 왔다.
브리튼은 바다가 일상생활의 일부였던 아일랜드 서부 해안에서 자랐다. 그녀는 <The Earth & I >와의 인터뷰에서 “바다는 따로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정체성과 삶의 리듬, 소속감에 깊이 스며든 존재”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바다 근처에 있으면 자신의 기분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다는 내가 감정을 설명할 필요 없이 그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브리튼은 바다, 호수, 강, 해안선이 인간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개념인 '블루 헬스(Blue Health)' 연구라는 성장하는 분야의 발전을 돕고 있다.
‘블루 헬스’란 무엇인가?
‘블루 헬스’는 물 환경 안팎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관련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이점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블루 스페이스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신체활동을 촉진하고, 집중력을 회복시키며, 자연과의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브리튼은 이 개념이 개인의 웰빙을 넘어선다고 믿는다. “이는 물과의 관계가 우리를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어떻게 형성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녀는 물가 근처에 머무는 것이 “과학적으로 이제야 비로소 완전히 이해하기 시작한 방식으로 신경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 개념에는 중요한 상호작용의 차원도 내포되어 있다. 블루 케어는 치유가 관계적 성격을 띤다는 점을 인식한다. 건강한 생태계는 인간의 웰빙을 뒷받침하며, 인간은 보전, 지속 가능한 실천, 책임감 있는 관리를 통해 이에 보답할 수 있다.
물의 치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
“블루 헬스(Blue Health)라는 이 개념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성장하는 도시들이 강, 호수, 해안 등 종종 도시가 건설된 주변의 수로를 활용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엔나대학교 박사과정 생도이자 곧 발표될 블루 스페이스(blue spaces) 관련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아 프리드(Noah Fried)는 <The Earth & I >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예를 들어, 물이 지닌 뛰어난 냉각효과는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열을 축적했다가 다시 공기 중으로 방출하는 이른바 ‘도시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리드는 “더운 날 물 주변의 온도가 낮아지는 것만으로도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놀라운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덧붙였다.
2018년 브리튼과 동료들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블루 스페이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자존감, 자기 효능감, 사회적 자신감, 회복탄력성 및 기타 심리적 지표(예: 스트레스, 기분)”뿐만 아니라 “친사회적 행동”도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마이클 화이트(Michael White) 박사와 동료들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안전하고 깨끗하며 매력적인 블루 스페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메커니즘(예: 기온 저하, 신체활동 증가, 스트레스 감소, 친구 및 가족과의 양질의 시간 장려)을 통해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잠재적 건강과 웰빙상의 이점을 제공한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연구진은 또한 '블루 스페이스'가 왜 그토록 회복 효과가 큰지 설명하기 위해 '주의력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과 '스트레스 감소 이론(Stress Reduction Theory)'이라는 두 가지 영향력 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수생(水生) 환경은 정신적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여 인지 자원을 보충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원래 자연의 이점을 보다 광범위하게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이 이론들은 점차 수생 환경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는 물 또한 이러한 특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인지 회복이나 스트레스 감소 측면에서 '일반적인 자연'만큼이나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프리드는 말했다.
브리튼에게 있어 가장 놀라운 발견은 물이 미치는 영향의 폭이 매우 넓다는 점이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 이점이 얼마나 다차원적인가 하는 점이었다. 결코 한 가지 요소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치유 잠재력은 움직임, 감각적 몰입, 공동체, 기억, 의미, 생태적 연결이 결합되어 우리 존재 전체를 아우르며 발휘된다.”는 것이다.
연결로 이끄는 파도타기
많은 서퍼들이 오랫동안 경험해 온 사실을 과학적 연구가 점점 더 뒷받침해 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서핑 치료 프로그램이 정신건강, 중독 회복, 청소년 복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수상레저활동이 웰빙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파도타기는 물에 몸을 담그는 것, 신체활동, 마음챙김, 집중력, 사회적 유대감 등 '블루 헬스'와 관련된 여러 요소를 독특하게 결합한다.
브리튼에게 파도타기는 바다와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파도타기 경쟁은 나에게 규율과 회복력을 가르쳐 주었을 뿐만 아니라 경청하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바다는 힘이나 통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고, 주의를 기울이며, 그에 따라 움직이는 법을 빠르게 가르쳐 주는 환경이다.”

파도타기는 이미 깊었던 바다와의 관계를 한층 더 깊게 만들었다.
“움직이는 물속에 몸을 담그는 것에는 깊은 안정감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 감각적 경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하는 필요성, 그리고 그것이 요구하는 겸손함도 있다.”고 브리튼은 말했다. “그것은 도피가 아니라 연결에 관한 것이었다.”
“바다는 우리가 더 크고, 역동적이며, 살아 숨 쉬는 무언가의 일부임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그 사실 자체가 얼마나 깊은 치유가 될 수 있는지 느끼게 한다.”
파도를 기다리는 과정은 바람, 해류, 야생동물, 날씨에 대한 인식을 높여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인식은 더 깊은 차원으로 발전한다. “바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스승이 된다.”고 브리튼은 말했다.
블루 스페이스에 대한 새로운 연구
연구자들은 다양한 수생 환경이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계속해서 밝혀내고 있다.
비엔나대학교에서 프리드의 지도교수였던 매튜 화이트 교수는 건강 및 환경심리학 분야의 선도적인 전문가이자 '해양과 인간 건강' 부문 델크루아상 수상자이다. 화이트 교수와 동료들이 곧 발표할 연구에 따르면, 물과 직접 접촉하는 활동—심지어 얕은 물에서 발을 담그는 것처럼 단순한 행위조차—은 해변에 머무르는 것보다 정신건강에 더 큰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다, 강, 호수 모두 심리적 이점을 제공하지만, 바다의 경우 약간 더 큰 이점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바다가 시각적으로 더 탁 트여 보이기 때문이거나, 관리가 잘 된 호수나 강변보다 더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프리드는 제안했다.
화이트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환경의 유형과 질, 방문 특성, 그리고 개인적 요인이 사람들이 ‘푸른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 치유에서 공중보건으로
블루 헬스의 이점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경보호와 더불어 인권, 형평성, 지속 가능성, 사회 정의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연구자들의 견해이다.
프리드는 여성, 노인, 그리고 소득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블루 스페이스 방문을 통해 특히 큰 정신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고 환경이 방치된 것처럼 보인다면, 그들은 긴장을 풀고 일상의 걱정에서 마음을 비울 수 없다.” “적절히 관리된다면, 블루 스페이스는 장기적으로 공중 보건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의 일부 부정적 영향을 막을 수 있다.”고 프리드는 말했다.
주목할 만한 한가지 사례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의 예를 들 수 있다. 방치되었던 도시 운하를 재생한 결과 17년 동안 인근 지역사회의 공중 보건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고품질의 블루 스페이스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공중 보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프리드는 말했다.
접근성이 중요한 이유
브리튼에게 '블루 헬스' 과학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과연 누가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 “건강한 물 환경에 대한 접근은 사회·환경적 정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모든 사람이 해안선, 강, 호수를 안전하고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 조건, 경제적 상황, 장애, 오염, 문화적 배제, 또는 역사적 불평등 등이 장벽이 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환경 파괴로 가장 큰 악영향에 시달리는 지역사회가 종종 그 원인을 가장 적게 만든 곳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브리튼은 덧붙였다.
물을 통해 문화를 잇다
브리튼의 연구는 또한 물이 사회적, 문화적 격차를 넘어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란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의 프로젝트를 통해 그녀는 서핑을 지역사회 구축과 문화 교류의 매개체로 활용해 왔다.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가 다른 해안 지역사회에 도착할 수는 있지만, 일단 사람들이 함께 물속에 들어가면 무언가가 달라진다.”고 브리튼은 말했다.
“물은 이주, 무역, 이야기, 그리고 기억을 통해 언제나 문화를 이어주곤 해왔다.”고 브리튼은 덧붙였다. “많은 사회가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 그 공유된 관계와 다시 연결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치유의 물, 우리 자신의 치유
블루 헬스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브리튼은 연구, 스토리텔링, 지역사회 활동을 하나로 모을 기회를 살피고 있다.
“과학은 환경 변화가 미치는 측정 가능한 영향과, 물과의 연결이 주는 건강상의 이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과학만으로는 사람들의 감정을 반드시 움직이지는 못한다.”
이야기는 정보를 의미와, 지역사회 활동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과의 관계는 거의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이고 집단적인 것이다.” 브리튼은 파도타기 모임, 수영 커뮤니티, 해안 복원 프로젝트, 또는 세대 간 지식 공유를 통해서든, 지역사회는 시간이 지나도 돌봄을 지속하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문화적 갱신이 모두 필요하다고 그녀는 믿는다.
“물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면 내적 변화와 외적 변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브리튼은 말했다. “우리는 더 건강한 생태계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의 일부이며 그와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상기시켜 주는 문화적 이야기들도 필요하다.”
*너태샤 스펜서-졸리프(Natasha Spencer-Jolliffe)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편집자이다. 지난 14년 동안 너태샤는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며 환경, 과학, 비즈니스, 법률, 사회학적 관점에서 더 넓은 세상과 산업을 탐구해 왔다. 또한 연구기관 및 콘퍼런스에서 통찰력 제공자로서 자주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출처:
5회에 걸친 서핑 챔피언이자 과학자, 사회생태학자인 이스키 브리튼과의 인터뷰
노아 프리드(Noah Fried)와의 인터뷰, 박사 과정생, STRENGTH 연구 플랫폼, ‘신흥 사회-자연 재해 및 위험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위한 회복탄력성 및 대비 강화’ 환경심리학 그룹 | 빈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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